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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속도의 전쟁

neoisme 2022. 11. 17. 16:15

'시간은 돈이다.', 18세기 벤저민 프랭클린이 한 말이지만, 오늘날 현대사회의 해를 거듭할수록 그 말의 위력이 점점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흐르고 움직이는 것은 속도가 있는데 시간의 속도는 왜 측정할 수 없는 것인지 등 시간의 개념과 본질에 대해서는 진척이 없는데 시간을 측정하는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개발한 새 원자시계는 3,000억 년에 1초 오차가 날 만큼 정확하다고 합니다.

 

옛날엔 사람들이 사는 지역별로 해당 지역의 시계로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생활에 큰 불편이 없었지만, 19세기 영국에서 철도가 발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합니다. 여러 지역을 경유하는 기차가 시간표에 맞춰 운행해야 하고, 기차 충돌 사고도 방지하려면 동네마다 다른 시간을 하나로 통일해야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시간에 쫓기기도 하면서 어느 때는 시간이 빠르게 또 어느 때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끼면서 온종일 시간과 함께하고 있어 시계의 시간 위에 서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삶이 시간 속에 얽매여 있어 운전도 빨리하고, 걷는 것도 빨리하고, 식사도 빨리 먹고, 생각도 빨라야 하고, 업무 처리도 빨리해야만 합니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시간 단축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포츠는 시간과 격한 싸움이 벌어지는 분야로서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경마 그리고 자동차 경주대회는 0.0001초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짜릿한 승부를 가리고 있습니다.

 

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일분일초에 모든 것을 걸고 사투하는 병원 의사들과 맹수들을 마취 후 진료하는 야생동물 수의사들도 시간과 싸움을 합니다.

 

2021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소방차와 경찰차가 신고받고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5~7분이라고 합니다. 4년 전보다 15~55초 단축되었다는 통계를 보더라고 화재나 재난, 재해 등 위급한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구급 등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정말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어선에서 투망 작업을 하는 선원들도 그물 가득히 생선이 걸려 올라오기 시작하면 그물코에 걸린 생선을 빨리 떼어내야 고기의 신선도를 살리고, 다음 투망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취재한 기사를 편집부에 넘겨야 하는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취재한 내용을 높은 집중력으로 마무리하는 기자들 역시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의류 유명 브랜드는 1주일마다 제품 카탈로그를 바꾸면서 상품도 1주일 만에 전 세계로 배송된다고 합니다. 이들의 패스트패션 역시 빠르게 유행을 반영한 옷을 제작해 국내외 소비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것도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인공지능, 3D프린터, 로봇,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속도 경쟁이 사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짐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기술 경쟁이 속도 전쟁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미국 어느 스타트업에서 보행 속도를 최대 250%까지 높일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발(문워커스.)을 개발하여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외관상 롤러스케이트를 닮았지만, 신발 양쪽에 각각 장착된 8개의 휠이 최첨단 브러실리스 DC 모터로 구동된다고 합니다. 이 제품의 작동 모드와 잠금 모드는 발을 특정하게 움직여 변경할 수 있게 하였고, 폴리우레탄 휠이 변속기와 함께 돌아가면서 고르지 못한 지형에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의 평균 보행 속도가 시속 4.8정도인데 문워크스는 최고 시속 11로서 한 쌍의 가격은 약 1,199달러(158만 원)라고 합니다.

 

이 제품을 가까운 거리 출퇴근에 이용되는 전기 스쿠터나 자전거와 비교하면 부피가 훨씬 작고 가벼워, 보관하기도 쉬울 것으로 보입니다. 인라인스케이트가 한참 유행하던 시절에 인라인스케이트 커스텀 가격이 100~200만 원대였습니다만, 이 제품도 가격이 다운되면 대중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라인스케이트의 경우 마모된 좌우의 휠을 일정한 순서대로 주기적으로 교체해주어야 했었는데 이 제품의 휠도 폴리우레탄이므로 마모 및 파손될 경우에 사용자가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끝으로 시간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면서 시간 쪼개기에 여념이 없지만, 시간은 단지 우리의 삶을 영위하는 수단에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끔 뒤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것에 시간을 우선시 하고 시간 단축과 속도에만 몰두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목표가 되어 버리는, 수단과 목표가 도치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