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치료과정에서 생긴 일
우리 치아는 사랑니 4개를 포함하여 영구치가 32개라고 합니다. 보통 12살까지 사용하던 유치는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면 평생을 소중히 사용해야 하는데 그 역할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나 어떤 문제로 영구치가 빠지면 다시 나지 않지만, 최근 치과 의술의 발전으로 임플란트 시술 등이 보편화되어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어서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나의 경우 2016년 6월에 임플란트 수술을 하고 2017년 1월에 완성할 때까지 그 기나긴 시간 동안 불편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식사 시간에는 적정량의 반찬을 접시 하나에 모아 담은 후 가위질하여 잘게 부숴서 먹었습니다. 이때 한 손으로 가위질하기도 힘들어 두 손으로 가위를 잡고 음식물을 잘게 썰면서 치아의 힘과 역할이 정말 대단함을 실감했습니다.
임플란트 시술 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그 후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2022년 7월 어느 날 찰떡을 먹다가 임플란트 크라운이 빠져나와 무척 당황했었습니다. 며칠 후 시술한 치과에 찾아가 다시 부착하기도 했었습니다.
며칠 전 신경 치료한 치아에 통증이 생겨 부득이 치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권유로 인근의 ‘구서치과의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치과는 3층에 있는데 해당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습니다. 데스크에서 인적사항기록지를 제출하고 진료실에 들어갔습니다. 의사가 치아 상태를 살펴보더니 X-ray 검사를 받도록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치과의 경우 담당 직원(간호사)이 친절하게 X-ray 검사실로 안내한 뒤 기기 옆에서 검사 자세 등을 안내하면서 자세를 고쳐준 후 직원이 검사실 밖으로 나가면 잠시 후 바로 검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곳 직원은 엑스레이실에 이르자 의자에 앉아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치과는 특이하게도 X-ray 검사실 내에 눕는 진료의자가 있어 그곳에 앉으니까 그 직원이 등 뒤에서 다른 의자에 옮겨 앉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의자에 잠시 앉아 있다가 검사기기 앞에 서 있었습니다. 잠시후 그 직원이 들어오자마자 앉아 있으라고 했는데 왜 거기에 서 있느냐 하면서 "상당히 성질 급하네요" 라고 말했습니다.
직원이 말하는 지정된 의자에 앉지 않는다고 잔소리하고, 또 서 있다고 잔소리하는 태도도 그렇고, 검사 방법 설명과 기기의 높이를 조정하는 내내 공격적이고 딱딱한 말투가 이어져 상당히 불편하였습니다. 그 직원의 검정색 상·하의, 엄중한 표정과 말투 그리고 딱딱한 음성에서 갑자기 그 옛날 강원도 간현 유격장에서 레펠 훈련할 때의 조교 모습이 떠올라 쓴웃음을 지을 뻔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X-ray 검사실 내부벽을 바라보니 거미줄과 먼지가 까맣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명색이 병원인데 청소를 얼마 동안 안 했길래 저런 상태가 되는지 불안하여 손에 들고 있던 마스크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치과에서 사용하는 양치컵은 위생을 고려하여 아무래도 일회용 종이컵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인데도 이 치과 진료실에서는 스테인리스 스틸컵을 사용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렇게 X-ray 촬영이 끝나 문을 열고 나와 몇 발짝 가자마자 뒤쪽에 있던 직원이 오른쪽으로 가라고 말합니다. 왜 갑자기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 돌아보니 오른쪽에 있는 컴퓨터로 쪽으로 가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치과의 경우 X-ray 검사가 끝내면 종전의 진료실 진료의자 앞에 비치된 모니터를 통하여 X-ray 검사 사진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치과는 진료실이 아닌 X-ray 검사실 입구에서 조금 벗어난 통로에 모니터를 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직원이 환자가 나가기 전에 모니터 위치와 모니터 사진을 보고 의사가 설명한다는 절차를 미리 안내해주면 좋을 텐데 그렇지 않고 다짜고짜 오른쪽으로 가라고 말하는가 하면 오른쪽으로 가지 않았다고 잔소리하는 이런 직원은 처음 겪어보았습니다. 한 집 건너 한집 꼴로 치과 간판이 늘어선 현실에서 이처럼 불친절함과 열악한 환경으로 어떻게 버텨나갈 것인지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다 직원은 모니터에서 띄워진 사진을 보더니 하나의 치아를 가리키며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그 치아는 특별히 불편한 점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였고, 그때 의사가 다가오자 그 직원은 의사 선생님이 다 말씀해주신다고 하면서 얼버무렸습니다.
의사는 사진의 치아 상태를 보더니 뽑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전 다른 치과에서 신경 재치료를 해야 한다는 권유가 생각나서 재치료를 할 수 없겠느냐고 문의하니 의사는 뿌리에 문제가 있어 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은 환자와의 소통을 통하여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하는 데 이 의사의 경우 실력이 좋다는 평판이 있으나 나이가 많으시고 과묵한 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뽑아야 한다는 한마디 외에 구체적인 이유와 발치 후에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발치 후 임플란트 또는 브릿지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라고 질문하니까 그렇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발치 여부는 미룬 채 다른 치아의 치료를 끝내고 데스크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나니, 데스크 직원이 의사의 전달 사항이라면서 칫솔질 방법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뻔히 아는 기본적 내용이지만 끝까지 잘 경청하고 나왔습니다.
의료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르면 의료기관에 대하여 위생·환경 점검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점검 대상이 의료 사용기구나 물품의 소독 여부에 한정된 것 같습니다. 환기 상태나 실내 청소 상태 등도 점검하여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끝으로 상어와 악어 등의 이빨은 빠져도 끝없이 새로운 이빨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인간도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전자를 재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미래에 치아 재생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치아 재생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미래에는 통증이 수반되는 치과 치료 없이도 자연 치유에 가까운 방법으로 치아를 재생시킬 방법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있어 건치가 아닌 분들에게 큰 위안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