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개인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조직 문화만 강조되던 시대는 서서히 물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정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경제의 중심이 점점 기업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조직이란 메커니즘의 한 부속품에 지나지 않았던 개인이 이제는 능력있는 독립된 주체로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인재의 힘이 기업의 전략과 비전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습니다. 인재, 개개인의 능력을 개발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개개인의 파워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개인과 관련한 이슈가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 1인 시위, 1인 매체화, 1인 블로그, 1인 기업, 1인 가구, 1인 기업가, 1인 매거진, 나홀로 여행, 나홀로 소송, 나홀로 가구, 나홀로 식사 등을 꼽을 수 있는 데 이것은 이제 우리사회에 보편화 되고 있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것은 1인 권력화와 맞닿아 있다고 합니다. 종전의 권력의 파워가 종교에서 국가, 기업으로 이어지다가 앞으로는 개인에게 쥐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개개인의 힘이 강해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최근의 예를 살펴보면, 최진실의 죽음으로 몰고 간 것도 종래의 어떤 집단이나 권력자의 파워가 아니라 아무런 파워가 없는 평범한 한 증권사 직원의 인터넷 댓글하나가 그녀를 멸망시킨 주요 원인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종래 불가능했던 것이 인터넷 문자메시지와 스마트폰이라는 수단과 방법이 생겨서 앞으로 더많은 국민들이 이런 수단을 이용하게 될 것이란 것입니다.

 

IMF 이후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등산, 낚시, 인터넷 등으로 소일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구조조정의 강풍 속에서 살아난 직장인들도 흥겨운 놀이문화 대신에 스팩과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인터넷과 SNS의 발달, 스마트TV와 온라인 게임 등과 어우러진 환경 변화에서 개인은 혼자서 여가를 즐기고 살아가는데 무리가 없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식당에 혼자 와서 식사하는 사람의 경우는 대개 타지에서 온 사람이나 바빠서 제 때 동료들과 식사하지 못하고 때늦은 점심을 먹는 직장인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식당에 혼자 식사하는 사람을 보면 다소 청승스럽고 유별나게 보였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어디서든 혼자인 사람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카페에 홀로 앉아 책을 보거나 노트북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전시회, 영화, 공연 등을 혼자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자서도 잘 노는 나홀로족이 등장할 수 있던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시대의 영향에 의한 문화의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음식점에서 혼자 먹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고 1인분을 주문하여도 받아주는 곳이 더러 생기고 있습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칸막이가 쳐진 1인용 테이블을 갖춘 고깃집 등 혼자 가는 식당은 이미 일반화된 지 오래되었고, 급기야 여럿이 어울리는 장소인 노래방까지 1인용이 등장하자, 앞으로 또 뭘 혼자서 할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걱정스럽다는 게 일본 사회의 분위기입니다. 이런 환경은 일본과 비슷하게 닮아가는 우리에게도 멀지않아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지난 4월경 통계청이 발표한 미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 비중이 37.0%로 가장 많고, 1인 가구가 23.9%로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15년뒤인 2035년엔 1인가구가 34.3%로 부부(22.7%), 부부+자녀(20.3%) 가구를 제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나홀로 아무리 편하게 산다하더라도 세월이 지나면 고독감이 쌓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외로움을 채워주기 위하여 소셜다이닝의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밥 같이 먹자"는 말처럼 부담도 덜 되고 정이가는 말이 없을 것입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표현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소셜다이닝은 식사를 하면서 여행이나 음식, , 음악 등 같은 취미나 공통 관심사를 토론하는 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정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맛있는 요리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러니까 항상 보는 동료나 친구들 보다는 새로운 만남을 통하여 설레임과 즐거움을 경험함으로써 단조로운 우리의 삶에 새로운 자극제가 된다는 것에서 공감을 가지는 같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원을 이라는 의미를 떠나서 우리의 공식적인 일상이며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확산되고 있는 소셜다이닝이 사교적인 목적으로 주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음담패설을 하는 모임이 아니라는 것에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파티 문화의 하나로 대중화됐다고 합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고 바쁜 일정에 쫓겨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우리 젊은 층 사이에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혼자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던 이들이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관심사를 공유하며 뭉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셜 다이닝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이들도 있습니다. 한 명이 이야기 주제와 그에 맞는 식사 자리를 제안하면 관심 있는 이들이 함께 밥을 먹는 프로그램인 '집밥'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셜 다이닝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 올 것입니다. 아무튼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네트워킹, 이것이 공유의 참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