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지난 1031일 방송된 KBS 1TV 과학카페 '기억 고수들의 세 가지 습관'을 보았습니다. 천재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한번 본 400자리 숫자를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 국가이름과 수도이름을 외우다거나 비슷비슷한 공구1,500개의 이름과 모양을 틀림없이 구별해내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기억의 정의

기억이란 정보를 저장하고 유지하고 다시 불러내는 회상의 기능을 의미한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기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망각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인류 진화 초기에, 눈이나 귀 등의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환경의 자극을 처리하기 위하여 발달된 것이라 합니다. 그 옛날 원시시대의 인간이 기억해서 처리해야할 정보의 양과 질이 미미하겠지만 현대의 인간 사회는 거의 무한할 정도의 각종 자극이 밀물 듯이 들어와 정보 처리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기억을 통하여 많은 정보량을 가능한 한 많이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억고수들의 세가지 습관

TV프로그램의 내용은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이들처럼 기억의 고수가 될 수 있다는데 중점을 두고서는 과학적 실험을 통해 대단한 기억력을 가진 기억고수들의 세가지 습관을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 주었습니다.

첫 번째 습관은 기억 고수들은 모두 자기만의 특별한 부호화(encoding·정보 처리) 방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억력 부문 기네스북에 오른 에란카츠씨는 '기마트리아'라는 유대인 전통 기억법을 사용하고, 한번에 50개의 영어단어를 순서대로 기억하는 이강백씨는 '장소법'을 사용한다고 하였습니다. 나이, 국적, 방법 등이 각각 다르지만 이 고수들의 기억법 공통점은 바로 '그림 연상 기억법'이었습니다.

두 번째 습관은 '감정과 행동을 자극하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45%를 배출한 유대인들의 교육핵심은 '몸을 움직이면 기억이 더 잘된다'는 것입니다. KBS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개그맨 김원효씨가 가장 많은 대사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 그의 비밀 역시 감정을 담아 행동과 함께 기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였습니다.

세 번째 습관은 '분산, 반복학습을 하라'입니다. 제작진은 'KBS 퀴즈 대한민국'에서 퀴즈 영웅을 차지한 임성모씨, 공구 1500여개의 이름을 분별하는 울산 SK에너지의 이재한씨 사례를 통해 이들의 기억력 학습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의 공통적 비밀은 바로 분산, 반복학습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정보를 받아들인 뒤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되기 때문에 반복학습은 모든 기억고수들이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습관입니다.

그리고 기억고수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습관은 바로 독서입니다. 꾸준한 독서는 기억력의 중요한 토대임이 밝혀졌습니다.

기억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

오늘날의 사회는 살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같이 많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휴대폰 등 정보 통신매체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우리는 점점 자신이 지닌 타고난 기억력을 광대한 외부 기억 매체로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은 가족의 전화번호나 친한 친구의 전화번호를 굳이 외우지 않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세상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기억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들어서는 지능을 이루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학습과 기억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인생의 길을 헤쳐나갈 때에는 경험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경험이란 인간이 지닌 기억을 합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혜가 인간이 기억한 것을 합한 것이라는 개념으로까지 확장시켜 본다면, 결국 기억력이 좋다는 건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잘 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