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우리 가정에 도시가스를 제공하고 매월 검침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 도시가스 회사는 도시가스사업법 제 3조에 의거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회사와 이름이 비슷하여 그런지 한국가스공사와 혼동하기 쉬운데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가스를 해외에서 가져와 이를 국내 도시가스 회사 등에 보급하는 공기업이며, 도시가스 회사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가스 공급을 받아 일반 수요자인 우리 가정에 가스를 공급하는 민간기업입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723일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고, 거기에다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까지 무단 침범하여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했다는 속보가 나왔습니다. 참, 마음이 무겁고 어수선하기만 하던 그 날 좀처럼 안 오던 문자 1개가 와서 보았더니 도시가스의 가스 검침에 관한 문자였습니다.

 

문자 내용은 전월 검침지수 1,339, 당월 검침지수 26역수 검침으로 요금 청구 불가상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7월 중 검침원이 방문하여 확인한 검침값 1,354로 수정할 것이니 이의가 있으면 다음 날 오전까지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자를 한참 동안 꼼꼼히 들여다봐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옆에서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의 바람이 더욱더 더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문자를 보낸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상담 시간이 끝난 시각이라 통화할 수 없었고, 다음날 오전 10시경에 전화하여 문자를 보낸 부서의 직원과 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나는 다음과 같은 불만 사항을 설명했습니다. 첫째, 26 역수 검침으로 요금 청구 불가상태라는 표현을 지적하면서 역수라는 의미를 알고서 사용하는 것인지를 따졌습니다. 역수는 2개의 수를 곱하여 1이 될 때 즉, 2×1/2=1일 때 2의 역수는 1/2, 1/2의 역수는 2라는 것인데 어떻게 검침지수에 역수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그 문자를 보낸 직원의 대답은 다른 관계 직원이 불러주는 대로 적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직원 자신도 이해 못 하는 내용을 어떻게 고객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외래어, 일본어 투 용어 등을 우리말로 바꾸는 국어순화 노력을 해왔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회사가 민간기업이라 할지라도 공공적 업무를 하고 있으니 일본어 투 등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부적절한 용어, 어법에 맞지도 않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바꾸어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둘째, 20158월경 이후부터 부산도시가스에서 문자 검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문자 검침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회사 측 검침 오류로 20174월경에 과다 책정된 가스사용금액 33,180원 환불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셋째, 이런 환불 과정을 거친 후 나는 201812월경부터 문자 검침을 이용하지 않고 도시가스 홈피에서의 자가 검침 등록 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환불 처리된 2017년부터 4월 이후 자체 가스점검기록부 만들어서 전월 검침값, 당월 검침값, 사용량, 금액 등을 기록유지 하고 있습니다. 그 기록부의 714일자 검침값을 보니 1,364로 기재되어 있다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도시가스 측에서 알려준 전월 검침값 1.338, 당월 검침값 26이라는 점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부산도시가스 홈피의 자가 검침서비스에서 전월 검침값보다 적은 값을 당월 검침값으로 입력할 경우 저장이 가능하냐고 반문하였습니다. 이 서비스 이용 시 당월 검침값란에 전월값보다 적은 값을 입력하면 저장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않고 입력이 가능하다면 이 서비스에 허술한 점이 많은 것으로 판단되고 프로그래밍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도시가스 측이 1년에 2번씩 가스 점검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점검 이전에 안전점검원의 방문 안내 문자가 온 적도 있지만, 보통은 노란색 도시가스 안전점검안내문을 로비 문에 부착하여 안내하는 듯하더니 요즈음은 흐지부지되어 안내문조차 없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이번 7월 중 실시한 방문 점검 시점이 7월 자가검침 실시 이후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가스 측은 이번 방문 점검시에 검침원이 확인한 1,354검침값을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수치를 적용할 경우 사용량이 전년도 7월사용량의 거의 1/2수준이라는 사실입니다.

 

정기점검에 따른 방문의 목적은 주로 가스 안전 점검을 주로 하겠지만, 도시가스 측 입장에서는 자가 검침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도 체크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점검원의 방문 당시 집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계량기 검침값을 기록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1,354로 검침 확인했다는 것인지 궁금하였습니다. 물론 숙련된 검침원이라면 계량기 검침값을 얼핏보고 바로 기록하지 않고도 방문을 마친후 기록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지 말고 사용자가 보는 앞에서 정확하게 검침값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78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4.5%정도 인상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번 달은 10정도가 적게 나오지만 다음 달엔 적게 나온 10이 플러스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플러스된 10에 인상된 요금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도시가스 직원과의 통화가 끝난 후 내가 요구한 검침값대로 재조정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다음 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다행히 당월 검침값이 당초 1,354에서 1.364로 재조정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혹시 이글을 보시는 분 중에 뭘 그렇게 시간적, 정신적으로 손실을 겪으면서 몇 푼 안 되는 적은 금액에 신경 쓰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요금이 아니라 신뢰의 훼손에 있습니다. 즉 도시가스 측과 소비자와의 상호 불신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처럼 도시가스 검침원의 직접 점검이 계속되었다면 이렇게 검침값 오류가 나더라도 반응하지도, 반응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자가 검침을 하는 마당에 도시가스 한 직원의 오류로 발생한 잘못된 검침값을 바로 잡지 않은 채 기록 유지된다고 합시다. 예를 들어, 4월에 전년도 보다 2배 이상 사용했다가 그 다음 달엔 0가 되거나, 7월중에 일반 가정의 도시가스 사용량이 전년도 사용량보다 1/2로 감소하였다가, 8월에 갑자기 2배 이상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런 사정을 모르는 관계자가 이 검침지수만 들여다보면 소비자가 검침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오해와 불신을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홈피 자가 검침을 중단하고, 다음 달부터는 모바일 자가 검침을 하기 위해 가스앱을 설치하였습니다. 앱에서 자가 검침을 누른 후 계량기의 검침부를 촬영하면 검침이 완료된다고 합니다. 참 편리한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IT 기술은 물론 AI, 빅데이터 등 새롭게 등장한 기술과 자원이 우리 생활과 직결되어 우리의 삶이 더욱 편리하고 윤택한 일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P/S

모바일 부산 도시가스앱을 통하여 도시가스 검침을 하려고 8월 14일 현재 앱을 열어보니 자가 검침 기간이 아니라고 뜹니다. 앱을 삭제 후 재설치하니 자가 검침이 가능한 정상 화면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검침부를 촬영하여 검침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검침값을 입력하는 방식이라 실망하였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자가 검침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부산도시가스는 앞으로 이점을 개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