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제 8회 해운대 빛 축제 개막

2021년 흰 소의 해, 신축년 한해도 이렇게 또 저물어 가네요. 한해를 되돌아보니 아쉬움과 후회가 밀려오면서 지나간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기억의 스크린에서 하나둘씩 스쳐 지나갑니다.

 

얼마 전에 보았던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어느 뇌과학자가 모든 사람이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은 그들이 해왔던 선택의 총합이다라고 하던 말이 인상 깊게 들렸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기다림과 선택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선택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한 해 동안 코로나 19 관련 이슈와 부동산 문제가 가장 많이 부각되었던 관계로 우리들 앞에 놓인 선택 항목 수가 훨씬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선택 항목이 많아질수록 고민 또한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먼저 코로나 19와 관련하여 사망한 사람이 우리나라 4,456명을 포함한 5,346,172(121607시 기준) 이라고 합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건강측정평가연구소가 독자적인 모델링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사망자 수가 공식 보고된 것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밝혔습니다. 병원에서 사망하거나 감염이 확인된 사람들의 사망만 발표하기 때문에 실제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 중 많은 사례가 누락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통계를 보니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군분투하는 삶의 현실에서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올드팝 비지스의 Staying alive의 가사처럼 말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을 벗어나면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마스크를 써야만 했지만, 마스크는 어떤 종류의 사용할 것인지부터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구입할 것인가를 선택했어야 했었습니다. 코로나 19 백신과 관련하여 접종을 하느냐 마느냐를 시작해서 어떤 백신을 언제 어디서 접종하느냐를 선택했어야 했습니다. 이외에도 코로나 19 감염병 단계별에 따라 우리 생활 방식이 부수적으로 연결되어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변동되어 불편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또 하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하여 2030이 부동산, 주식 등으로 몰려가게 되고, 빚을 내서라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부동산과 관련하여 지금이 내 집 마련 기회일까, 더 기다려야 할까를 선택했어야만 했고, 대출은 어느 은행에서 어떤 대출상품을 선택할 것인지 등을 두고 고민하였을 것입니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6명은 내년에도 집을 살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20~30대에서 전·월세에 지쳐 주택을 매입 계획 의사를 밝힌 비율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삶의 대부분이 선택의 영역에 들어 있지만, 예외적으로 나이 등과 같이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나이 계산법은 만 나이, 세는나이 등이 있습니다.

 

만 나이는 법률상 나이에 사용합니다. 즉 판단 시점의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뺀 다음 계산 시점의 날짜보다 생일이 더 뒤에 있다면 한 살을 더 빼는 것이 만 나이입니다. 그러나 관습적으로 한국 나이는 새해 첫날에 떡국을 먹으면 나이를 먹는다는 세는나이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세는나이를 적용할 경우 1231일에 태어난 아이는 그다음 날 11일이면 하루 만에 2살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의 나이 계산법으로 인해 병원이나 관공서 등에서 종종 혼란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처럼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음에도 여전히 한국식 나이 계산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미묘하다고들 합니다. 똑같은 대상을 보고도 때와 장소에 따라 반응하는 각자의 느낌과 감정은 아주 다르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새해를 맞는 느낌은 사람마다 각각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나잇값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는 나이가 한 살 늘어감에 따라 무언가를 해야 할 의무가 생기고 책임져야 할 일도 점점 불어나기 때문에 새해를 맞는 기쁨의 순도가 그리 높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새해를 새로운 시작과 도전으로 나아가는 터닝포인트에 두는 수순으로써 연말이면 모두가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것 같습니다. 정리는 불필요를 제거하는 것입니다만, 시간, 공간, 인맥에 있어서 정리해야 할 것과 유지해야 할 것을 잘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 정리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끝으로 우리에게 지치고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하루하루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2022년 임인년 호랑이해도 하루의 시작과 끝의 매 순간까지 최선으로 주~욱 이어가는 뜻깊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