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미국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이기에 미국 대통령은 세계인의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구촌은 미국 대통령선거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특히, 2020113일에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는 우리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받았던 것으로 짐작합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4년 전 이맘때처럼 샤이 트럼프를 보지 못해 여론 조사 결과가 혹 빗나갈까 봐 대부분의 여론조사 업체와 언론들이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꼽았을 때도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사례가 남의 일 같지 않기에 우리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좀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 대선 개표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유와 인권의 나라 미국의 민낯을 들어야 보게 되었고, 사람 사는 곳이면 별 차이 없이 다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먼저, 미 대통령후보자의 연령을 보고 이상하게 느낀 점은 왜 젊은 후보자가 왜 나오지 않는 것일까. 트럼프 73, 바이든 77세로 모두 70대 고령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 있는 나이는 40세 이상으로 관계 법령에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35세부터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을 주고 있음에도 젊은 정치인은 다 어디 가고 왜 양당 모두 후보 모두 고령의 후보가 선출되었는지 그 사정이 궁금하였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는 주별로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와 승자 독식이라는 선거방식은 우리와는 달리 상당히 복잡하게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미국은 왜 이런 선거인단 제도를 고집하는 걸까. 미국 선거인단 제도가 헌법에 명시돼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헌법을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만.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이런 제도적인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위에 걸맞게 사회통합을 위해서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야 하는 등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미국 인구는 백인이 60.1%, 히스패닉이 18.5%, 흑인 13.4%, 아시안 5.9% 등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그들 간의 갈등과 충돌은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회 통합이 중요한 과제임에도 자신의 이익과 성공을 위하여 인종 간의 분열과 대립 그리고 증오심을 부추기는 듯한 말과 태도를 지켜보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4년 전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선동가적인 트럼프가 힐러리를 이겼을 때 우리 나라에서는 막말을 하는 어느 정치인에게 트럼프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는 사실에서 우리 정치인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대선 개표 실시간 방송 화면 중에서 진영 간의 싸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급기야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지지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물론 정치, 종교 등 어느 분야에서나 극단적인 세력이 있기 마련이라지만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낯선 장면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과거의 불미스러운 큰 사건의 경우 대개 이와 같은 극단적이며 광적인 사람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생각이 들면서 노르웨이 총기 난사 사건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20117월 노르웨이 총기 난사 사건은 무장한 범인이 노르웨이 오슬로의 정부청사에 폭탄을 설치하고 우토위아 섬 행사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이 꽃다운 나이에 살해된 사건으로써 이 범인 역시 전과가 없는 극단주의자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 대선 이전부터 그 결과를 예측하는 보도 또한 우리의 관심을 끌 만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글 트렌드 분석을 통한 결과 예측이 주목받아 왔었습니다. ‘구글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 있듯이 후보자 득표수와 Google의 검색 웹페이지 수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2008년 오바마 당선, 2012년 오바마 재선, 2016년 트럼프 당선 등을 예측하여 구글 검색 웹페이지 수가 후보자 득표율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8대 및 제19대 대선 결과에서도 실제 최종 득표율과 거의 일치하였다는 것입니다. , 구글의 검색량으로 본 두 후보의 지지율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한 방송 3사의 출구조사만큼 정확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4번의 미국 대선 승자를 모두 맞췄던 구글이 처음으로 오답을 내는 바람에 이를 두고 언론은 표 뒤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없기 때문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계에서도 구글 트렌드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하였다고 합니다.

 

끝으로 트럼프가 남긴 독특한 말이 떠오릅니다. 그는 “You're fired!” 라는 독설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4년 후 백악관 앞에 모여든 바이든 지지자들이 트럼프를 향하여 “You're fired!”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TV 장면이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그가 던진 말이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는 걸 보니 삶은 부메랑이다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