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최근 우리나라도 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웰다잉의 의미는 글자 그대로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고, 평안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용어가 다소 생소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와 관련한 새로운 제도나 직업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보면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직업군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는데 그중에 유품정리사가 포함되어 있더군요.

 

일본에서도 유품정리업이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약 6, 7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많은 업체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비용은 질적, 양적인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최소 30만 원부터 최대 1,000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의 경우입니다만, 작년 이맘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장례문제, 상속문제 등으로 형제간 삐거덕거리던 불협화음 속에서 그럭저럭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부모님이 살던 집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더군요.

 

거의 1년여 빈집 상태로 된 방치된 주택을 정리하기 위해 최근 유픔정리업이라는 생소한 직종의 종사자에게 일을 맡겨 처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생전에 소중하게 여겼던 다양한 물품이 1, 2층의 방, 다락, 창고 등에 가득가득하게 쌓여있었습니다. 전기 및 수도사용을 일시해지 요청하여 단전 단수 상태 하에놓여 있었기에 우선 급격하게 부패하는 냉장고 내 음식물부터 처리하였습니다.

 

추억이 담긴 많은 가구, 가전제품 등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던 끝에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알게 된 2개의 폐기물처리업체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몇 시간 후 답이 왔습니다. 내용을 요약해보면, 첫째, 대상물품이 유료수거대상이던 아니든 간에 업체 측에서는 모두 폐기대상물로 간주하니 먼저 인근 재활용센터에 수거 요청하는 등으로 대상 물품의 양을 최대한 줄인 다음 전화를 주면 처리해 주겠다는 것, 둘째, 폐기물 비용은 한 차당(1) 30만 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근 재활용업체에 연락하여 가전제품 수거요청을 하고 난 뒤, 폐기대상 물품량을 줄이기 위해 우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책, 박스 등 종이류와 헌 옷을 분류하여 정리하고 있던 차에 재활용센터 직원이 현장을 방문하였고, 그 직원이 유품정리업도 함께 하고 있으니 자기네 업체에 일을 맡겨 달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그 업체와 구두계약이 이루어지고 작업 일자 및 선금 지급 관한 사항 등 협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다음날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오후에 현장을 둘러보니 8여명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첫날인 만큼 쓸만한 물품을 챙기기 위해 많이 동원되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작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뒤 남은 물품은 다음날에 처리해 주기로 하고 첫날 작업이 종료되었습니다

 

다음 날 계약 업체에서 오전에 작업을 끝낸 후 빈집상태를 확인해 주는 사진을 핸드폰으로 보내왔으며, 이에 따라 계약금 중 잔금을 계좌입금 함으로써 종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업체가 지정폐기물이라 처리할 수 없다는 폐페인트통 5개가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관할 구청에서 지정하는 폐기물업체에서만 처리 가능하다기에 구청 소개로 알게 된 업체에 6월 말에 전화하여 7월 초에 처리하기로 약속했는데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두 가지 교훈을 얻게 된 것 같아요 하나는 평소 쓸모없는 비품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모아두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재활용처리 또는 폐기처리 함으로써 나중에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이 허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페인트는 지정폐기물에 속하는 품목이므로 페인트 사용 시에는 내용물이 남김 없도록 처리하고, 그 페인트통을 재활용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