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국가인지도는 국가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구성요소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8년도의 서울 올림픽과 2002년의 월드컵을 통하여 일시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드라마나 K-POP 등 한류 바람으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으며,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 윤여정 배우, BTS 등의 활약으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관심도와 높아짐과 함께 우리나라에 오는 취업외국인, 결혼이민자,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 외국인 유입 또한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법무부의 20214월 말 기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1,990,228명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우리나라 주요 도시 인구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같은 기준일의 대전시(1,457,619), 광주시(1,444,787) 인구보다도 더 많다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이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변화해나감에 따라 국내 외국인들의 활동 영역은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특히 방송가의 경우에는 그 추이가 뚜렷하다고 합니다. 요즘 TV를 틀면 외국인들이 방송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전문 외국인 방송인들을 보는 것이 더 이상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정도로 친근해졌습니다. 그중의 한사람인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 씨가 비혼 상태에서 정자를 기부받아 아이를 낳은 사례가 화제가 되어 이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혼자가 아니면 정자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제도적 한계 때문에 사유리씨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부받아 출산했다고 합니다. 이 사연이 우리 사회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방송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흥미와 함께 어떤 동기를 유발하기도 하고 대중의 의사 형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방송을 진행하는 방송인 역시 그들의 언어와 행동, 외적 이미지 등이 대중의 인식이나 소비 그리고 생활양식에 미치는 영향력이 정말 크다는 것을 이번 사례로 증명되었습니다.

 

이른바 X세대는 1970년대 출생한 세대로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여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려운 성향을 가진 세대라고 하는데, 이를 증명하듯이 조금 엉뚱한 모습의 캐릭터인 사유리 씨가 기존의 결혼과 출산의 틀을 깨는 모습에서 정말 X세대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구나 한국의 방송계에서 활동하는데 일본인으로서 받는 차별을 극복해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생활이면 대부분 숨기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사유리 씨는 오히려 아픈 상처가 될 수 있는 사생활의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알려졌음에도 개의치 않는 당당한 모습과 용기가 놀랍습니다.

 

사유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우리 사회의 결혼, 출산, 가정 형태 등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걸려있어 조심스럽지만 비혼자의 출산 관련한 사회적 여론이 형성되면 비혼 임신을 권장하지 않는 관행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바뀔 것으로 예측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여 민법, 가정의례법 등 관계 법령의 정비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가정의례법은 강제력이나 처벌 조항 없는 사실상 사문화된 법이며, 현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어 법 취지나 목적 달성을 위한 방향과 역할에 있어 수명을 다한 유명무실한 법이며, 그리고 사생활인 개인 가정사를 지나치게 규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성가족부에서 자녀의 성 선택에 있어, 현재 혼인신고'를 할 때 엄마 성을 따를지 여부를 미리 결정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자녀의 출생신고 시에도 부모가 협의해 아버지나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도록 민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성은 같은 조상의 피를 물려받아 대대로 이어나가는 관계임을 나타냄으로 자신의 근본이자 뿌리로 자기 존재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 가족관계증명서에 기재된 본은 본관을 의미하며 해당 성씨의 첫 조상이 살던 지명을 말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김해김씨의 경우 뵨관은 김해라는 것입니다.

 

멘델의 연구에 따르면 자녀는 부모로부터 받은 각각 1개의 염색체가 합쳐져 탄생하기 때문에 부모에게 반반씩 물려받은 염색체에는 개개인의 특징을 결정짓는 설계도가 들어 있어 그 특징을 골고루 갖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지금 나의 성씨의 첫 조상인 시조에서부터 한 세대에 절반씩의 배우자 피가 섞여진다고 보면 10대가 거치게 되면 후손이 시조로부터 물려받은 피는 0.00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혈통과 가문을 지나치게 중시하거나 집착하는 것이 적절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부모가 협의하여 자녀의 성·본을 결정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간혹, 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서 작성 시 자녀 성을 두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부모의 협의가 어렵거나 안될 때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동시에 이름 속에 넣어 사용하는 것도 좋을 해결방안인 것 같습니다.

 

부모성 함께 쓰기1997년부터 여성계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요즘 부모의 성 모두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성, 아니면 어머니의 성만 따르는 것도 어느 한쪽 부모만을 따르는 차별이라 생각하여 아예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을 동시에 이름 속에 넣어 사용하는 것이라 합니다.

 

끝으로 우리 부모들이 자녀의 성과 본에 대해 집착하기 보다는 가정 환경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