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우리가 어디에 어느 곳에 살든지 사람이 사는 곳이면 누구나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713일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모든 가족이 슬픔과 애도 속에 조용하게 장례를 치렀습니다. 날씨가 쾌청해서 장례 치르기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아버지와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지 따로 묻어 달라는 말을 언뜻 내비쳤다는 사실을 두고 국립묘지 합장이냐 따로 묻을 것인가로 가족 간 논란이 있었습니다.

 

합장해야 하는 이유는 대전국립묘지에 누구나 묻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정한 자격을 갖추어야 하는 곳이며, 또 이곳은 계룡산 정기 서린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서상 영혼의 편안함이나 후손의 안녕을 생각하면 부부 합장은 꼭 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다행히 합장 의견에 합의함에 따라 4년 전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부친의 묘에 무사히 합장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장례 절차도 많이 간소화되었고, 장례식장에서 입관식, 발인식 등의 절차도 장례지도사의 안내와 지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편하고 순조롭게 장례를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출산, 백일, , 결혼, 회갑, 장례 등은 모두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장례는 인간 생활사 중에서 맨 끝에 위치하는 하나의 과정이며,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하여 그동안의 삶을 마무리하는 단계이므로 상당히 의미깊은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장례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과 절차를 말합니다. 우리의 장례 문화는 조선 시대 유교의 영향이 지배적이었으나, 70~80년대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의 변화로 화장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여러 형태의 이질적인 문화 요소가 등장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또 장례식의 90%가 병원장례식장에서 치러지고 있는 독특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없이 모두 바쁜 삶을 살아가며, 바쁜 일상에서 쳇바퀴 돌듯 매일 반복된 생활을 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에겐 더욱 현실적인 면을 중시하게 되겠지요. 그렇게 되면 앞으로 우리의 장례문화는 점점 더 변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는 죽음이 가져다주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영원한 이별이라는 것에 더욱 슬퍼한다고 합니다. 장례 절차를 참여하다 보면 인간의 삶도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다른 생물들의 삶과 정말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시간이 지나면 망각한 채 자신은 죽음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옵니다.

 

장례 절차를 마치면 기본적으로 맨 먼저 해야 할 사항이 사망신고입니다. 사망신고는 개인의 권리능력이 상실되는 법률행위입니다. 인터넷 신청은 불가하며 사망자의 주민등록지의 주민센터 등에 직접 방문하여 사망일로부터 30일 이내 사망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때 신고인은 사망진단서 1부와 주민등록증을 지참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사망진단서는 기본적으로 5부가 발급되나 유족이 직장에서 특별휴가를 받거나 학교에 결석할 경우 제출해야 할 부수 등을 고려하여 넉넉히 발부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