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영화 "원더풀 라디오"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입니다. 아마 그이유는 최근 오랫동안 라디오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지라 이영화가 라디오와 관련된 소재라는 점에서 그렇게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 세대가 동경하는 연예인과 PD, 아나운서, 기자가 모여 있는 가운데 24시간 진행되는 방송국을 소재로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방송국이 누구나 한번쯤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한 공간이라는 것을 겨냥한 것이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 전개는 많은 이들이 꿈꾸며 궁금이 여기는 방송가에 대한 화려한 환상을 버리고, 방송 뒷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다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방송의 장점은 사람과 음악 그리고 사연이 만드는 하모니에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그 점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소 구태의연한 듯한 그 에피소드의 내용들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잔잔한 웃음과 재미를 주었으며, 특히 김태원, 이승환, 장항준 감독, 정엽, 컬투, 김종국, 개리 등 많은 까메오의 출연으로 그 스타들의 개성만큼 다양한 느낌을 주었다는 것,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음악을 통해 듣는 즐거움과 옛날 라디오와 음악에 대한 추억과 따스함이 느껴지게 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대체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줄거리

폐지 직전의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DJ 신진아. 국민 요정으로 잘 나가던 시절은 끝난 지 오래, 이제 그녀 곁에 남은 건 10년 차 열혈 매니저 대근과 유일한 생계 스케줄인 라디오 DJ 자리뿐입니다. 하지만 자존심만큼은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신진아는 방송에서 막말하기, 멋대로 신청곡 바꿔 틀기 등 막가파식 진행을 고수하던 어느 날,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원더풀 라디오의 청취율을 올리기 위해 재혁이 구원 PD로 긴급 투입됩니다.

재혁은 원더풀 라디오의 대대적 개편을 선언하고,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새 PD 재혁에 발끈한 진아는 청취자들이 출연해 각자의 사연을 노래로 전하는 그대에게 부르는 노래를 새 코너 아이디어로 제안합니다. 방송 사고 수준의 처참한 첫 방송 이후 쏟아지는 비난에 낙담한 진아, 하지만 두 번째 출연자의 감동 어린 사연과 노래가 전파를 타며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잘나가던 중에 표절시비에 휘말리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청취자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서 방송중 막말 시비와 걸그룹의 해체사연 등 예기치 못한 큰사고로 이어지면서 결국 도중 하차하게 됩니다.

1000회 특집 공개방송에서 재혁이 PD 자리를 걸고 다시 신진아를 설수 있게 도와주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신진아는 새 앨범을 들고 나와 큰 호응을 받아 재기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창밖엔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신진아가 되돌려 받은 PD신분증을 재혁의 목에 걸어줍니다. 이어서 두사람의 포옹과 키스가 한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면서 해피엔딩.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