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ㅇ관람 후기

올 여름 화제작으로 꼽으라고 하면 인셉션이라 할 수 있다. '인셉션(Inception) 실제로는 시작이라는 의미지만, 영화상에서는 무의식 중에 생각을 심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 영화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아역배우로 출발, 나이가 들어 갈수록 연기의 깊이를 더해가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 영화는 우선, 신선한 발상, 아귀 맞는 시나리오, 호화배역으로 잘 짜인 블록버스터라는 점에서 역시나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인간의 꿈속에 들어가 정보를 훔쳐내는 기업 간의 전쟁이 보편화될 미래, 주인공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타인의 생각을 지키거나 빼내는 용역을 담당하는 회사의 최고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코브는 사이토(와타나베 켄)라는 한 기업가로부터 라이벌사의 후계자가 회사를 물려받은 후 기업 합병을 포기하도록 해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그것은 단순히 생각을 지키거나 훔쳐내는 것이 아니고 타인의 머릿속에 의뢰인이 원하는 생각을 심어야 하는 어려운 임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고의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하여 작전에 돌입한다.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무의식 깊은 곳에 생각의 씨앗을 심어야 하고, 그 씨앗이 발아하며 결국에는 의식의 방향타를 바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코브 팀은 대상의 꿈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그 꿈속에서 꿈속으로 들어가기를 거듭한다. 꿈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속의 저항들이 적으로 출몰하는 혼돈의 도가니다. 그리고 그것은 깊은 꿈속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위험 수위가 높아지고 모험의 리듬이 빨라지는 가운데 코브 팀이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이 영화의 줄기를 이룬다. 

그 과정에서 메멘토’, ’다크 나이트를 만든 감독답게 치밀한 시간 계산, 서스펜스를 강화하는 교차 편집, 꿈을 실감케 하는 최대치의 영상이 관객의 신경을 지치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최고의 완성도를 구축한다. 이 영화 홍보 문구인 다크 나이트의 스케일과 매트릭스의 미래가 만났다라고 표현이 정말 적절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조금은 난해한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제될 수 없는 꿈이 주는 정서적 여운과 마지막 장면의 비범한 구성력을 볼 때 다시 한번 대단한 감독임을 증명하는 영화이다.


줄거리

첫 장면은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바닷가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조금 나이든 상태의 코브. 그리고 그는 사이토 라는 자 앞으로 끌려가게 되고 사이토는 코브의 물건(토템)을 보고는 '내가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날 죽이러 왔나" 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실에 있어서 코브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조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다니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사람의 무의식속에 들어가 정보를 빼내오는 것.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볼 수 가 없다. 그런 그 에게 뿌리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 제안자는 바로 사이토. 그는 경쟁회사의 상속자에게 회사를 분할하라는 의식을 주입시켜 달라는 제안과 그 보상으로 자식을 만날 수 있게 누명을 풀어주겠다는 것이었다. 현실에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소망인 코브에게 사이토의 제안은 거절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는 팀을 꾸려 비행기안에서 피셔(경쟁회사의 상속인이 될 자)의 무의식속에 들어가기 위해 아주 오랜 꿈을 꿀 수 있는 약을 주입한다. (꿈에서 깨어나는 방법은 꿈에서 죽는 것이다. 혹은 현실에서 충격을 주는것(이 방법을 킥이라고 한다). 꿈에서도 고통은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꿈을 오래꾸기 위해서는 약을 주입하여야 하는데, 약의 효력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죽게되면 현실에서는 신체는 깨어있지만 정신은 영원히 잠든 상태로 남아있게된다(이 상태를 림보라고 함). 첫 꿈(피셔의 꿈)에서는 피셔와 브로닝(피셔의 큰 아버지) 납치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이토가 부상을 입게 된다.

두번 째 꿈(피셔의 꿈)은 호텔이고 코브가 피셔에게 접근해 지금은 꿈속이라고 말하며 첫 번 째 꿈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호해주겠다며 피셔를 안심시키고는 브로닝이 이 모든 납치를 꾸민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고 브로닝의 꿈속에 들어가 그의 심중을 알아내야 한다고 속이고선 피셔의 꿈 속으로 들어간다.

세번 째 꿈(피셔의 꿈)은 설원이고 설원의 깊은 곳에 기지가 있다(이는 피셔의 비밀같은 기억이 저장되어있는 장소). 그러나 그 곳에서 피셔는 비밀을 알아내기 전 죽은 코브의 아내에게 살해를 당하고 만다. 코브의 아내는 코브의 무의식에 나타나 항상 일을 망치고는 하는데 이 번 역시 그런것이다. 사이토는 이번 꿈에서 부상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채 죽고 만다.

네번 째 꿈(피셔의 꿈) - 모든일이 끝났다고 실패라고 말하려던 찰나에 피셔의 꿈속에 들어가서 피셔를 데려오면 시간을 더 벌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쓰러져있는 피셔의 꿈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현실에서의 시간과 꿈에서의 시간은 현저히 차이가 난다. 현실에서의 1초는 꿈에서의 2분이고 꿈에서의 꿈에선 20분 이런식으로..... 가장 깊은 무의식의 세계에 들어가게되면 꿈에선 50년을 살았어도 현 실에서는 몇 시간을 잔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린다. 지금은 무려 꿈속의 꿈속의 꿈속의 꿈속 이므로 현실에서 약효가 떨어질 시간이 0.1초밖에 안남았어도 여기에서는 몇 시간 남은것이 된다. ) 코브는 여 동료와 함께 피셔의 꿈속에 들어가 무의식의 꿈속에 살고 있을 피셔와사이토를 찾기 시작한다. 꿈은 피셔의 설계로 지어졌고, 이전 아내와 함께 지었던 건물 속에서 아내를 만난다. 여동료는 피셔를 찾았고 그리고는 사이토와 함께 오라며 코브에게 말하고는 꿈에서 깰 시간이 되어 피셔를 데리고 간다. 코브와 코브의 아내는 단 둘이 남게 되었고 그녀는 말했다. "당신, 우리 앞으로 50년 늙을 때 까지 함께 살자고 했잖아요" 코브가 말한다. "우리 그렇게 했잖아 여보"... 그렇다. 그들은 깊은 꿈 속에서 50년동안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며 살았던 것이다. 꿈에서 깨고 보니 아직도 젊은 모습 그대로였다. 아내는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꿈이 현실이었고, 현실이 꿈이었다. 꿈에서 죽으면 현실이 되는것을 알기 때문에 현실을 꿈이라 여기던 그녀는... 자살을 택했다. 그러나 죽음의 그 순간에서도 그녀는 죽음으로 현실로 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코브가 그녀의 무의식에 들어가 죽음과 현실의 혼동의 의식을 주입시킨 결과였고 코브는 죄책감으로 인해 무의식의 세계에서 항상 그녀의 방해를 받았던 것이다.

코브는 사이토와 마주앉아 있다. 사이토가 말한다. "내가 가족을 만나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않아서 날 죽이러 왔는가?" (사이토 역시 현재 있는 꿈 속을 현실로 착각하고 있다.) 코브가 말한다 "당신을 현실로 데려가기 위해 왔어요"

그리고 다시 비행기안에서 잠자던 코브가 깨어나고 모든 동료들은 미소지으며 그를 바라본다. 그는 조국에 들어왔고,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으며 아버지의 환대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들을 부르자 환하게 웃으며 아이들이 뒤를 돌아본다. 꿈에 서는 단 한번도 뒤를 돌아보며 웃어주지 않았던 아이들이다. 토템을 식탁위에 올려놓고 돌려본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려줄 유일한 물건.... 그는 아이들을 향해 달려가고 카메라가 멈추지않고 돌아가는 토템에 줌인 되며 영화는 끝이난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