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중반에 들어오면서 이종격투기가 다양한 이벤트와 스타 파이터들이 양산됨에 따라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본 종합격투기계의 양대 산맥인 프라이드와 K-1이 각광을 받으며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것은 주최 측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팽팽한 라이벌과 대립구도를 구축하였던 점 등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즉 실력 있는 다양한 파이터들의 영입과 그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실전 격투에 많은 팬이 열광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 프라이드의 야쿠자 개입설이라는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되어 종합 격투기의 상승기류가 한풀 꺾이게 되었습니다. 프라이드가 대규모 이벤트를 벌이기 위해서 야쿠자 자금을 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그 의혹은 상당한 신빙성을 지니게 됨에 따라 스폰서인 후지 TV가 스폰서쉽을 철회하게 되었고 방송 수입에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던 프라이드는 큰 위기를 맞았고 결국 파산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K-1
도 역시 또한 치프 프로듀서의 비자금 횡령 사건 등으로 신뢰가 크게 무너지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급격하게 성장한 배경에는 과도한 광고와 엔터테인먼트적 이벤트로 말미암은 자금난에 시달렸고 그 부족한 자금을 야쿠자의 자금으로서 충당하거나 횡령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던 미국의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는 공격적인 경영과 풍부한 자금으로 부도가 난 프라이드를 인수하게 되었고, UFC 또한 90년대 후반에 경영난을 겪으면서 소유주가 바뀌었던 전적이 있었는데 새로운 경영을 맡은 젊은 카지노 재벌 로렌조 퍼티타 형제와 그의 친구인 전 프로 복서 출신의 데이나 화이트 사장이 미디어와 연계하여 신인파이터 육성프로그램(TUF)을 성공하면서 UFC 사업궤도를 정상에 올려놓게 되었습니다.

이후 UFC프라이드를 인수하면서 더욱더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됨에따라 단숨에 세계 제1의 격투기 단체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종합격투기의 흥행요인이 무엇인가?

첫째, 다른 격투운동과의 차별성이다. 종합격투기의 경기방식을 보면 다른 격투운동인 권투 등과는 달리 격투 방식에서 다양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경기 재미에 대한 새로운 신선함을 불러 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둘째,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요소의 결합요인입니다. 종합격투기는 선수들의 화려한 쇼맨십에 대한 볼거리와 경기를 관람하면서 느낄 수 있는 엄청난 긴장감과 압박감 등 재미의 요소를 부각해주기 때문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잘 분배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인 파이터의 등장으로 말미암은 국민적 관심도 향상에 있습니다. 격투기가 본격적으로 국민에게 전적인 호응을 얻기 시작했을 때가 한국선수인 최홍만 선수의 첫 데뷔 경기이었으며 그 뒤를 이어 김동현, 추성훈 등 우수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UFC 무대에서 다른 나라 선수와 경기를 하여 이기면 국민의 느끼는 대리만족과 결부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권투 인기의 하락과 대체 격투운동에 대한 관심의 향상에 있습니다. 권투가 상업적인 마케팅 면에서와 정보통신 매체들과의 연결구조가 잘 이루지 못하여 인기가 하락하였으며 이런 와중에 새로운 스포츠인 종합격투기가 "보는 스포츠"로서 상품화, 산업화에 성공하였고, 상대적으로 권투를 관람하던 팬들이 대거 종합격투기로 넘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섯째, 폭력의 카타르시스-대리만족입니다. 기존의 권투나 레슬링보다 더욱 강렬한 볼거리로 장식되어 사람들의 잠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크게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2대 본능을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에로스는 삶의 욕구요, 타나토스는 죽음과 파괴의 욕구입니다.

흔히 사디즘(Sadism)'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본능은 인간의 무의식적으로 내재하여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을 종합격투 경기관람자는 경기를 보는 것으로 충족시키게 됩니다. 또한, 파괴적이고 가학적인 힘에 대한 동경이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적 특성에 기인한 대리 만족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도 육체적인 우월성에 대한 동경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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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