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내가 창고형 할인매장으로 내디딘 첫걸음은 20097월경 코스트코 부산점의 개장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아내의 권유로 집을 나섰는데 인근 도로에는 많은 차량이 몰려드는 바람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우리나라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인데, 코스트코 부산점이 회원제에다 연회비를 받는가 하면 또 현금 아니면 삼성카드만 받는 운영 방식으로 어떻게 치열한 쇼핑 경쟁에 뛰어던다는 것인지 의아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붐비는 인파 속에서 입구에 들어서니 당일 회원 신청하면 연회비 없다고 홍보하는 바람에 가입하여 현장에서 사진 찍고 맴버십 카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후 한 달에 1~2회 정도 코스트코를 이용해 오던 중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계산대 직원의 경우 근거리에서 많은 고객들을 만나야 하는 근무 형편상 감염 공포에 대한 불안이 심할 것이라 이해는 되지만, 이날 만난 계산대 직원의 경우 마스크는 물론 그녀의 손에는 비닐장갑을 끼고 있었음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던지 무척 날카롭게 반응하는 태도에 불편한 마음이 생겨 당일 연회비 갱신하러 갔다가 포기하였습니다.

 

그 이후부터 트레이더스 서면점으로 전환하고 올해 2월경부터 연산점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코스트코 매장 입장 시 멤버십카드를 제시해야만 것과는 달리 트레이더스는 매장 출입이 자유로운 점, 물품 구입 후 다양한 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 잇점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연회비 없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하 1층에 지상 5층인 트레이더스 연산점은 지하 1층에 매장이 있는 관계로 5층 주차장에서 매장에 들어가거나, 버스를 이용할 경우 트레이더스 4층 출입구로 들어가게 되어 지하 1층 매장까지 한참 내려가야 합니다. 그러니 매장이 지하 1층이 아니라 지하 4~5층이라고 착각할 정도입니다.

 

둘러보니 안전관리 차원에서 무빙워크 하단 부분에 카트기를 밀어주세요라는 안내문도 부착되어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져 고객 간에도 적절한 간격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쇼핑 후 쇼핑 카트를 끌고 다시 되돌아 가기 위해 경사형 무빙워크를 타고 한참 올라가야 하는데, 나중에 본사에 문의하여 알게 되었지만 각 층에는 안내 여직원이 배치되어 있는데 그 직원이 모든 고객의 쇼핑 카트를 당겨 주고 있습니다. 그러기 보다는 쇼핑카트 이동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한해서 직윈이 나서서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여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밀려오는 모든 고객의 쇼핑카트를 당겨주는 일이 고역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직원이 카트를 당기는 순간과 고객이 카트를 미는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면 덜 하겠지만, 그렇지 않아 힘이 부치는지 밀어주세요” “높이 들지 마세요등 꼭 한마디씩 던집니다.

 

쇼핑카트를 당겨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직원이 통로에 서서 일방적으로 쇼핑 카트를 당겨주는 것 까지는 그렇다고 하더라고 고객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맡투가 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어 즐거워야 할 쇼핑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직원의 퉁명스러운 말투와 짜증스러운 표정을 보니 그 옛날 쓰리랑 부부란 개그 코너에서 일자 눈썹의 개그우먼이 남긴 "그것도 하나 딱딱 못 맞춰"라는 유행어를 갑자기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SSG.COM 고객센터의 이메일 상담서비스를 통하여 불편한 점을 설명하면서 각층별 여직원 배치를 꼭 해야 되는 지를 검토하여 줄 것과 그 직원을 배치해야만 하는 사유가 있을시에도 통행에 지장이 줄 만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만 개입하는 등 쇼핑카트의 직원 접촉 행위를 최소화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다음 날 도착한 답변 관련 문자를 받고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내가 이용한 고객센터의 이메일 상담서비스가 오프라인몰에서는 하지 않는다는 둣이 온라인몰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하면서 이마트 오프라인 고객센터 02-380-5678에 다시 문의 하라는 답변이었습니다.

 

해당 번호로 전화하니 계속 대기 중이라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7분이 경과하자 다음에 이용하라는 멘트와 함게 통화가 끊어지더군요. 그래서 바로 다시 전화하였고, 연결된 상담사에게 사정을 얘기하니 오프라인 상담은 02-380-5678 연결 후 0번을 눌러야 연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해당 번호의 안내 멘트에서는 상담내용에 따라 1.2.3번만 안내합니다. 고객이 안내하지도 않는 0번을 어떻게 알고 통화를 할 수 있겠습니까.

 

트레이더스 내부 규정으로 업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져 있고 고객 상담센터 역시 분리 운영한다면 각각의 연락처를 고객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홈피에 명시하여 혼란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접수 부서의 처리업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면서 해당 부서의 전화번호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전화 통화를 불가능하게 하고선 고객에게 해당 부서에 다시 연락하라는 것은 정말 성의 없는 답변입니다. 적어도 같은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소비자 민원이라면 온라인부서에서 오프라인부서로 이첩하여 처리하는 것이 정상적인 민원 처리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세 번째 통화에 오프라인 담당자와 연결되었고, 이용과정에서 발생한 불편 사항을 전하고 시정하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업계가 불황 속에 있지만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의 매출 이익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홈플러스도 일부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으로 전환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많은 창고형 할인매장이 들어서면 업체 간의 치열한 다자 경쟁으로 인해 다양한 채널로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에 응대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끝으로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바버라 크루거의 유명한 작품인 무제’(나는 쇼핑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의미가 우리를 더욱 실감나게 합니다. 쇼핑은 우리의 삶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 준다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콕 상테에서 일시적으로 해방되는 통로이기도 하고요. 가까운 사람과 쇼핑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우리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