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우주를 이루고 있는 태양, 행성 등을 관찰하고 측정할 때에는 망원경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망원경이 아무리 크고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대기의 영향 때문에 천체를 온전하게 관측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망원경을 통하여 보아도 보이지 않는 천체가 정말 많으며, 두터운 구름으로 덮여 있다든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관측할 수 없는 것이 수두룩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970년대부터 우주선진국들은 본격적으로 행성이나 위성의 탐사를 위하여 우주탐사선을 발사하였다고 합니다. 우주탐사선을 이용한 관측의 중요성은 우주선이 천체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으며 또는 직접 착륙하여 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관측으로는 알기 어려운 천체의 표면상태에 대하여 정확하게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은 197795일에 발사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우주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1990214일 인류에게 전송된 지구 촬영 사진입니다. 촬영 당시 보이저 1호와 지구와의 거리는 무려 64억 킬로미터였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우연한 효과라고 합니다.

 

보이저 1호가 찍은 이 지구의 사진의 명칭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불려지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의도에서 촬영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우주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한 학자이며 미국 우주 계획의 시초부터 지도적인 역할을 해오다가 199612월 골수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저서 중 하나인 동명의 책 창백한 푸른 점은 이 사진을 보고 감명을 받아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이 사진자료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각각 다르겠지만 나는 우주속의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 가를 다시한번 일깨워 주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덩어리는 광할한 우주속의 먼지보다 작은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사는 동안에 이 자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겠다는 것과 동시에 헛된 욕망에 휩쓸려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에게 그 존재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인간들이 우주속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공간을 잠시 차지하고 있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아주 작은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우주에서 만물의 영장이며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라는 환상이 다소 허황스러움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많은 이들이 신학적 해석을 한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살아있는 천재 우주학자 스티븐 호킹이 2013416(이하 현지시각)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열린 행사 도중, “우주가 존재하기 위해 어떤 신적인 도움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지난 2011515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천국은 실재하지 않는다. 천국이나 사후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일 뿐이다. 마지막 순간 뇌가 깜빡거림을 멈추면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 뇌는 부속품이 고장나면 작동을 멈추는 컴퓨터다. 고장 난 컴퓨터를 위해 마련된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없다"라고 말하여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었습니다.

 

독실한 종교인은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후세계가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가운데 그가 던진 말에 나는 솔직히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강한 결속력을 지닌 종교집단의 반발에 신경쓰지 않고 용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세계 속에 빈발하는 전쟁 중에서도 있지 않았으면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종교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조선 침략 참회기를 쓴 일본의 어느 유명 종교인이 "국가 입장에서 보면 종교를 전쟁에 이용한 것이다. 종교인들은 '그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전쟁 관련 조직까지 만들 정도로 적극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나는 종교문제와 관련하여 일어났던 수 많은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 우리 사람들은 참 단순하구나, 그리고 참 나약한 존재구나라고 느낍니다. 따라서, 종교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세속화, 권력화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거나, 인간의 불안, 죽음과 고민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