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지난해 봄부터 코로나와 관련하여 자주 들어 왔던 말 중에 세계는 코로나 이후와 이전으로 나뉠 것이며, 우리는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어느덧 현실이 됐습니다.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왔던 무렵의 공휴일에 평소 다니던 버스를 타보면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버스 승객은 목적지에 다가오면 대부분이 출구에 매달려 있는 손소독제를 바르고선 그 손이 버스 구조물에 닿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의 버스에서의 이런 풍경은 찾아볼 수 없고 버스에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이것을 보면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서 많은 사람의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1년 동안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이 우리 사회의 변화 속도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 출퇴근 시의 소모적 시간을 없애고 스트레스에 지친 직장인을 위한 리모트 워크 방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등 구조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와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꽤 인상 깊었던 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지난 1년간 피해입은 기업이 10곳 중 8곳에 이르고 그중 4곳은 비상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성적표 역시 외환위기 이후 최악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취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100만여 명에 줄었으며, 그중에서 2040대에서만 약 70만 명 정도 일자리가 증발했다는 것이 뼈아픈 부분입니다.

 

둘째, 지금은 어떤 물건이라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급속한 전환으로 온라인 커머스 거래액이 약 161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는 2019년과 비교했을 때 19%가 증가하였다는 것입니다.

 

셋째, 발행된 화폐 대비 한은으로 돌아오는 화폐 비율인 화폐 환수율이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 조차도 100%였다고 하는데 작년의 경우 화폐 환수율은 40%라고 합니다. 경제 활동의 위축과 비대면 거래의 확산, 그리고 화폐가 코로나 감염의 매개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넷째, 주식 시장에 2030 젊은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많이 늘어나 주식 시장의 구조적 세대 교체가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 활동이 줄어 여유 자금과 시간이 생겨났고, 여기에 다양한 무료 주식거래 앱들이 생겨나면서 주식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라 합니다.

 

다섯째, 연간 건강보험의 적자 폭이 3조 원까지 육박했던 것이 지난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으로 감기·독감 환자가 크게 줄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여섯째, 신조어는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나타내는 새로운 단어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우울증인 코로나 블루, 이를 넘어서 분노를 느끼는 코로나 레드, 무기력과 절망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랙 등이 등장하였습니다.

 

일곱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5만 달러를 초과하는 가운데 10억 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국가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돈을 많이 찍어 내는 바람에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우려가 높아진 반면, 비트코인은 발행 총량의 상한선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더욱 비트코인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있습니다.

 

여덟째,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접수된 112신고 건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대전에서 접수된 112신고는 전년보다 28천여 건이, 충남 역시 전년보다 35천여 건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아홉째, 직장인들의 유급휴가 사용 일수가 5년새 2배로 늘어났다가, 지난해 평균 유급휴가 사용 일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재택근무와 무급휴직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열 번째, 확찐자는 살이 확 찐 사람을 이르는 말인데, 실제 성인 10명 중 3명이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활동량은 줄고 음식 배달주문으로 음식 섭취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처럼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신이 확보되어 곧 접종이 시작된다는 희소식도 있습니다. 반면에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 등장하고 있어 의료계는 물론 우리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불투명한 미래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만 집착하지 않고 집을 중심으로 독립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활방식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앞으로는 현상 유지에만 급급하지 말고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전통적 체면 문화, 지나친 형식주의 문화 등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변화와 혁신을 통하여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