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평소 정치란 일반 국민과는 어쩐지 동떨어져 있는 다른 세상이라는 막연한 느낌을 받은 지 오래됐지만, 간혹, 생활정치란 말을 듣게 되면서부터 정치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정치의 의미는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하여 우리가 선택과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표현이 정치란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간은 정치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기원전 300여 년 전에 나온 이 명언이 2,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알게 모르게 우리 현대인의 생활에 깊숙이 이미 적용되고 있습니다.

 

요즈음 정치권에서는 테러방지법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직권상정된 대테러방지법을 반대하면서 필리버스터가 224일 현재 6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법률관계자가 아니면 대부분 처음 들어 볼듯한 필리버스터란 생소한 용어에서부터, 필리버스터 최장기록 경쟁 양상, 발언 중 우는 국회의원 모습, 대부분 자라를 비운 채 몇몇 인원만 자리를 지킨 가운데 발언하는 장면 등을 보면서 몹시 당황스럽고 우울합니다. 이로 인하여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은 9대 국회가 끝까지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분야에 속하는 사안이라 일반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렵다고는 하겠지만, 최소한 여야가 대립하는 문제점과 그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 제시나 의견 절충의 노력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국민이 알기 쉽게 요약해서 설명해 주는 언론도 정당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니 정치 무관심과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언론과 인터넷상의 주목을 받게 되는 점을 이용해 일부 의원들이 선거활동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장시간 발언을 하다 보니 애초 논점에서 빗나간 발언들이 나오는 것도 문제이며, 여기에 여당의원들조차 피켓 시위하는 장면은 정말 꼴불견이라 생각합니다.

 

테리 방지법 문제는 최근에 이르러 제기된 것이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부터 국정원 내 테러전담기구가 제기되었다는 사실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여야가 바뀌니 생각도 바뀐다는 것이 정치적 모순의 일면을 보는 둣하여 씁쓸합니다.

 

여당에서는 테러대응기구의 전담부서를 국정원에서 국무총리 산하로 조정하는 등 여러 가지 절충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더는 수정을 불가능하다는 태도이고 야당에서는 국정원의 감청권 범위 등 권력남용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필리버스터 정국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변호사, 학자 등 각계 법률 전문가의 의견 등을 수렴하고 이를 절충한 중재안이 나와 슬기롭게 헤쳐나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정치인도 역시 인간인지라 자신의 감정에 많이 좌우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대중매체 앞에서 한숨 쉬거나, 짜증 내거나, 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면들이 먹고 살기바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망정 우울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