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우리나라에서 얼마전까지 동계올림픽 하면 오직 쇼트트랙 뿐이었는 데 이 종목은 파벌싸움, 몸싸움에다 더티한 반칙성 플레이가 일어나는 종목이라 정이 많이 가질 않았습니다.

이와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은 10001초까지 판독이 가능하며 오직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글자 그대로 빙속이 좌우하는 종목이지요. 그래서 출전선수끼리 서로 피해도 주지않고 몸싸움도 없어 쇼트트랙보다는 비교적 안전하고 신사적이라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종목입니다.

이번 카자흐스탄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스타로 떠오른 이승훈을 보면서 지난 2010317일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때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당시 이승훈선수에게 인상깊었던 건, 그의 땀과 노력의 시간들만은 아니었지요. 잘 생긴 외모, 자신감에 차 있는 말투가 인간 이승훈의 매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둘 다 포기할 수 없다는 그의 욕심과 프로정신에 또 한번 감탄했었지요.

이승훈선수는 2011 카자흐스탄 동계 아시안게임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 매스스타트(Mass start)에 이어 10,000m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대회 마지막날인 6일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팀추월 경기에서 이승훈 선수가 리더로 선전한 우리나라팀이 일본에 0.04초 뒤져 간발의 차로 2위에 머물러 4관왕을 아쉽게 놓쳤지만 이승훈 선수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승훈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인 데에는 그동안 여운을 남겨던 쇼트트랙을 잠정적으로 포기하고 스피드 스케이팅에만 집중함으로써 하나에 대한 목표를 확고히 하면서 그는 더욱 강해졌다고 하더군요. 무엇보다 '반짝 스타'가 되지 않기 위해 더욱 많은 훈련을 했고, 그러면서 더욱 성장해 나감에 따라 또 한 번 큰 일을 저지르며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선수가 된 지 2년 만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하는 위업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게 된 비결은 튼튼한 허벅지에 있다고 합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상체와 하체가 고르게 발달될 때 가장 유리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순간적인 힘과 속도를 내는 허벅지 근력이라고 합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자세를 최대한 낮춰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지구력, 추진력, 스피드를 높이기 위하여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무게의 바벨을 드는 등 하체 강화훈련을 통해 자연히 허벅지가 두꺼워지기도 합니다.

무조건 두꺼운 허벅지가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허벅지가 지나치게 두꺼우면 스피드에 방해가 되므로 선수의 신장이나 종목에 따른 적절한 수준이 있다고 합니다. 장거리 선수는 상대적으로 허벅지가 가는 편이며, 이승훈의 허벅지는 21인치(53cm)로 여자 단거리 선수인 이상화보다도 1~2인치 가량 가늘다고 합니다. 장거리 선수는 오랜 경기시간 동안 지구력과 페이스를 유지하므로 관련되는 근육을 고루 단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합니다.

허벅지는 몸의 기둥이자 에너지 창고라고 불리며 지방과 당분의 대사에도 영향을 준답니다. 강한 허벅지 근력에서 오는 높은 체력과 운동능력은 이승훈의 금메달에만 큰 몫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허벅지 근육은 사람이 서고 걷는 힘을 지탱하고 허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함으로 허벅지가 튼튼하면 오래 서 있어도 피곤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운동을 해서 근육이 잘 발달된 허벅지가 아닌 지방으로 두꺼워진 허벅지는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합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마이클 얀센 연구팀은 허벅지에 지방과 근력이 집중되면 튼튼한 하체가 상체를 보호해 심장병 등 잠재적인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미국 아이오와 대학의 닐 시걸 교수팀은 여성의 허벅지 근육이 튼튼하면 무릎 골관절염에서 오는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훨씬 적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스 스타트 :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종목으로 여자는 총 25바퀴, 남자는 총 35바퀴를 도는 경기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