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한 해가 또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늘 듣게 되는 표현이 바로 다사다난이죠. 어느 해가 다사다난하지 않았겠습니까마는 2016년을 뒤돌아보니 정말 이 고사성어가 딱 들어맞는 한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아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면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다시 반복된다는 의미인 듯합니다.

 

현존하는 자연은 자연선택의 혹독한 검증을 거친 것들이기에 존재하듯이 우리는 공직선거법이 적용되는 대통령, 국회의원 등도 혹독한 검증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하여 제대로 된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 모두가 실감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 모두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함부로 부르기 민망한 병신년도 12월 끝자락에 매달렸습니다. 좋았던 기억은 잘 간직하시고, 안 좋았던 기억은 저무는 해와 함께 날려버리세요. 2017년 새해에는 즐겁고 행복한 소식만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북 수소탄 실험

 

북한 조선중앙TV는 2016년 16일 오후 1230분에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030분경 북한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지진이 감지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발표로, 이 지진이 수소폭탄 실험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8.25 합의 이후 다소 완화됐던 한반도 정세는 다시 극도의 긴장 상태로 들어가게 되었었고, 안보리는 북한의 수소탄 실험을 강하게 규탄하고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알파고 대 이세돌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201639일부터 15일까지, 5회에 걸쳐 서울의 포 시즌스 호텔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 간의 바둑 대결이 진행되었습니다. 최고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바둑의 최고 중 최고 인간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종 결과, 알파고가 41패로 이세돌에게 승리하여 이세돌을 포함한 한국 바둑인을 넘어서 전 인류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대국 이후 대한민국에는 인공지능 파워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인공지능 열풍이 일어났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6413일 시행된 20대 총선에서 16년 만에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을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국민의당은 녹색 돌풍으로 지역구 25, 비례 13석 총 38석을 확보하면서 크게 약진하였으며,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호남권에서 3석만을 차지하고 수도권에서 82석을 차지하여 총 123석으로, 새누리당 122석을 누르고 제1당이 되었습니다이번 20대 총선의 결과 여론조사는 생각만큼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습니다. 유권자들의 생각은 변화하고 있었지만, 정치인, 언론, 정치평론가들은 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이 선거의 결과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강남역 묻지마살인사건

 

 

2016517일 오전 15분경, 서초동에 위치한 노래방 건물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34세 남성 김 모씨가 20대 여성 하 모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묻지마' 살인사건입니다. 피해자의 지인이 화장실에 간 피해자 하 모씨가 돌아오지 않아 찾으러 갔다가 그 화장실에서 살해당한 피해자를 125분경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였습니다. 경찰은 새벽 시간대였기 때문에 피해자와 피의자만 녹화된 CCTV를 확인하고 강남역 일대를 수색하던 중 오전 10시경 흉기를 소지한 피의자 김 모씨를 검거했습니다. 김 모씨는 1215일 서울고법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한미는 2016년 78일 오전 11"주한미군에 사드 체계를 배치하기로 한미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내년 말께 목표로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사드는 1개 포대로, 주한미군 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으면서 한미연합작전에 운용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국은 이날 발표문을 통해 "양국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713일 사드를 경상북도 성주군 성산포대에 배치한다고 발표했으나, 논란끝에 930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으로 배치 예정 부지가 변경되었습니다. 국방부가 롯데 측과 사드배치 부지로 확정된 성주골프장을 남양주의 군유지와 맞교환하는 협상을 내년 1월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주지진 발생

 

 

20169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1978년 기상청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라고 합니다. 912일 오후 744분 경주 남서쪽 9km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고, 48분 후인 오후 832분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했습니다진도 6은 지역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고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며 무거운 가구가 움직일 정도의 규모입니다. 당시 본진의 진동은 전국 대부분 지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에서도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본진 발생 후 1221일 현재까지 554회의 여진이 발생하였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사상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시작과 끝이 어디인지 알수 없는 최순실 게이트의 발단은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이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출연금을 걷었는데 그 배후가 청와대 비서실이라는 보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정유라의 대학 부정 입학, 학사 특혜 등의 문제도 이슈화되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3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비선 실세 집단의 국기 문란 의혹은 충격과 분노, 그 자체였으며, 민심은 싸늘했습니다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까지 추락했고,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1120일 발표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을 기소했고 박근혜도 공범이라고 밝혔습니다. 123일 국회는 박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표로 가결하였습니다. 검찰수사에 이어 특검이 진행되었으며, 국회 국조위 청문회가 6차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21일 현판식을 열고 공식 수사활동에 돌입하였으며, 박 대통령을 제외한 피의자들은 기소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산 엘시티 비리

 

 

부산 해운대에 101층 높이의 최고층 빌딩을 짓는 프로젝트인 엘시티(LCT) 사업은 사업자 선정부터 인허가, 포스코건설의 석연찮은 엘시티 시공, 17800억 특혜성 자금대출 의혹 등 정관계로 이어지는 건축 비리 종합판으로 알려졌습니다시행사 회장인 이영복은 사업 대출금 500억 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 등을 받자 2016년 8월 무렵 잠적했다가 도피 3개월만인 1110일 오후 910분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이 121일 현기환 전 정무수석을 18대 국회의원 시절뿐 아니라 정무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이영복 회장에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하였으며, 1228일 오전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측근을 체포하고 자택 등을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그리고 1229일 엘시티 사업이 시작하던 때 해운대구청장이었던 국회의원 배덕광을 소환 통보하였으며, 허남식 전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금품수수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

 

 

2016년 123일 오전 410분에 야 3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6인을 포함한 171인에 의해 탄핵안이 발의되었습니다. 129일 오후 3시 본회의가 시작되자 국민의당 원내수석인 김관영이 발의자를 대표하여 탄핵소추안을 제안 설명하였고, 탄핵소추 사유는 헌법 제1조 국민주권주의 위배 등 헌법위배 5가지와 법률위배 4가지를 들었습니다. 별다른 중간 과정 없이 오후 324분에 투표가 시작되었으며, 오후 354, 명패 수와 투표용지 수를 비교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최경환을 제외한 299명이 투표에 참석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무기명투표 결과 총투표수 299표 중 찬성 234, 반대 56, 기권 2, 무효 7표로 가결 처리됐다. 투표 결과를 두고 숫자의 묘한 조합 때문에 우주의 기운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국회 청문회 개최

 

 

2016126일부터 최순실 게이트를 다루는 국회 국조위의 청문회가 서울구치소 현장청문회를 포함해 6차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권력 농단의 권력자를 대상으로 청문회 실시하였으나 내내 모르겠다아니다를 반복하면서 진실규명을 방해하였고, 심지어 구치소까지 찾아간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끝내 자기 방에서 나올 수 없다는 증인들을 찾아 수감동까지 들어가야 했습니다언론에서는 이번 청문회에 대해 박한 평가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이 이번 사건의 주요 당사자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이들이 어떤 짓을 벌였는지 눈으로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청문회를 통해서 이른바 비선 실세나 이들의 농간에 조력한 권력자들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인지 국민들은 TV의 생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촛불집회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의혹 제기와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 후의 첫 주말인 지난 2016년 1029일에 1차 촛불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서울 광화문과 지방 곳곳에서 열린 촛불집회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원하는 실망과 분노에 찬 국민들의 메시지를 표출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박대통령이 3번째 담화를 발표한 뒤 열린 1236차 촛불집회에는 사상 최다인 232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섰습니다.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현재 그 국민들의 분노는 얼마나 큰것인를 알 수 있습니다. 올해 마지막 날인 123110차 촛불집회까지의 누계 인원이 천만여명에 이를 것이라 합니다최근 우리의 이러한 성숙한 집회 문화로 전 세계에 호응이 높았습니다. 높은 민주주의 의식이 돋보인 촛불집회에 대하여 영국 BBC 방송은 '국민은 선진국인데 지도자는 후진국이다.' 라고 칭찬하였습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20161227일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29명이 집단탈당,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주호영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내 친박 패권 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하면서 "개혁보수신당이 오늘 새로운 길을 향해 출발한다"고 밝혔습니다호남을 근거로 하는 야권이 분열된 것에 이어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여권까지 분열하면서, 국회가 100석이 안되는 소수 여당과 200석이 넘는 거대 야당으로 꾸려지면서 향후 개혁보수신당의 입장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전망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