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이제 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한 장 붙어있는 달력을 보니 세월 참 빨리 가는구나라는 허전한 느낌이 엄습해옵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저명한 역사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는 반복되고,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도 가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에서의 좋았던 기억은 잘 간직하시고, 안 좋았던 기억은 저무는 해와 함께 날려버려야 할 때입니다.

 

2019년 새해에는 행복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울술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미투 운동

20181월 서 검사가 검사장 출신의 법무부, 검찰 전직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서 검사의 폭로가 이어진 후 문화예술계, 정치권 등 사회 곳곳에서 미투 폭로가 쏟아졌고,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미투 운동의 원동력은 정치투쟁 아닌 SNS 공감이라는 말이 있듯이 SNS의 발전과 확산이 이 운동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운동은 성 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의식변화 흐름입니다. 다만, 가끔 등장하는 악의성 무고나, 아니면 말고 식의 엉터리 폭로로 인해 미투의 순수함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18126일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이 사고로 의사 1, 간호사 1,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부상하였습니다. 이 병원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관계 공무원은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물어 기소하였다고 합니다.

 

사고원인은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되어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종종 보도되는 의료사고로 병원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판에 화재사고까지 발생하니 병원 가기가 두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201829일부터 25일까지 평창에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개최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었습니다.

 

20117월 어느 날,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어 온 국민이 환호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이건희 삼성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평창 올림픽 유치 위원들의 환호하던 사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돈과 권력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201829일 저녁 8시경부터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누비다가 오륜기 모양으로 대열을 맞추는 장면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2018323일 서울중앙지법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하여 증거인멸의 염려와 피해자 구속의 필요성 등을 인정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통령은 왜 임기 후 부패 스캔들로 이름이 더럽혀져 불운한 운명에 처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2018427일 오전 929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 만났습니다. 단독 회담이 끝난 뒤에는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의 서명식과 공동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6.25전쟁 이후 길었던 정전상태를 끝내고 남북이 평화적인 관계로 나아간다는 점 등 큰 진전을 이루어내었으나 반면에 미흡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

일곱 번째 전국 동시에 시행한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교육감 그리고 자리가 빈 지역의 국회의원도 뽑는 선거였습니다. 선거 결과 여당이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를 넘어 전국 226곳 기초단위에서도 151(66.8%)의 단체장을 배출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

20187월 중순에 치러진 숙명여고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시험지 검토 및 결재 권한을 지닌 당시 교무부장의 두 딸이자 2학년 재학생인 쌍둥이 자매가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불거진 주변인들의 의혹 제기가 발단되었습니다. 1126일 서울중앙지검은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두 쌍둥이 딸을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고 합니다.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는 구조에다 최근 대입 수시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유사한 비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내신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교직원으로 근무하지 않도록 하는 상피제 도입하고 내신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드루킹 사건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은 친여 파워블로거이자 경제적공진화모임의 대표인 드루킹을 비롯한 경공모 회원이자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조작을 하였다는 혐의 및 의혹으로 불거진 사건입니다. 여당과 야당 간의 합의로 출범한 허 특검이 201882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드루킹과 그의 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모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이 사건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아오던 노○○ 의원이 투신 사망하였습니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20181014,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에서 PC방 손님 김○○(29)PC방 아르바이트 직원 신 모 씨(20)의 얼굴과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쾌청한 가을 아침 시간에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사람이 수십 차례 칼에 찔려 잔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가족들에게 시신을 보지 말라고 권유했을 정도라 하니 충격적인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온 국민의 관심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이 사건의 장소가 PC방이라 그런지 10대들이 뽑은 2018년 사회 부문 올해의 뉴스로 올라와 있다고 합니다.

 

위디스크 양회장 사건

 

2018119일 국내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주인 양회장이 구속되었습니다. 그는 직원 폭행 동영상 사건을 비롯해 닭 도살 강요, 양진호 부인 대학 동창 교수 폭행, 직원 휴대폰 무차별 해킹, 염색 강요 등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양회장의 엽기적인 잔혹한 행각이 지금의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을 뿐입니다. 그냥 영화나 드라마 속의 스토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는 1227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양진호 방지법'으로 불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20181113, 중학생 4(여학생 1명 포함)이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던 또래의 A 군을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내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사건입니다. A 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청소년기 폭행을 일삼는 행위는 때리고 맞는 사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며, 성인이 되어서도 습관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로 학생의 비행 뒤에는 가정의 문제가 있으므로 가정 방문이나 학부모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대부분 청소년들의 특성 중 하나는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므로 청소년교정시설은 물론 교육기관에서도 이들의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전 특감반원 김○○ 사건

20181129,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직원이 경찰을 상대로 수사 상황을 캐물었다가 적발된 데 이어 근무시간에 단체로 골프를 친 의혹으로 인해 청와대는 특별감찰반 10명 전원을 해고하면서 드러난 사건입니다. 문제인 정권출범 17개월 만에 터진 이 사건은 이후 주러 러시아대사 비리 의혹, 민간 사찰 의혹,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 폭로에 이어서 김○○의 문건이 공개되어 여야 간의 공방이 심합니다. 지난번 정권에 이어 발생한 청와대 문건 사건에 대한 그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의 정면 돌파에 나선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이 사태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1231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에서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양 백석동 온수배관 파열 사고

 

124일 오후 9시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지역난방용 온수 배관이 파열되어 80도 이상의 고온의 온수가 터져 나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20여 명이 다치고 2500여 가구의 온수 공급이 중단된 사고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상수도관이 터져 도로가 물바다 되어 교통이 체증되는 현상은 가끔 목격할 수 있었으나, 이번처럼 온수 배관이 터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는 사상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하에 거미줄처럼 매립되어 있는 각종 배관, 케이블 등에 대한 일제 점검과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강릉 펜션사고

 

20181218일 오후 1시경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남고생 10명이 단체숙박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사고원인은 가스보일러 부실시공 및 허술한 점검 등 관리 소홀로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숙박업소와 같은 다중이용시설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보일러는 사용하기 전에 그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현직 광역단체장의 관련 사건

ㅇ 안 전 충남지사 사건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미투 운동으로 20183월 안 전 충남지사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 공판 선고는 내년 초에 예정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남자가 조심해야 할 세 가지가 다시 생각나게 하는 사건입니다.

 

ㅇ 이 경기지사 기소

이 경기지사 부부 앞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20181211일 이 지사를 '친형 강제 입원' 직권 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부인 김 씨는 불기소 처분하였습니다. 이 경기도지사의 첫 재판이 내년 1월에 열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지사의 재판을 앞두고 이 사를 지지하는 진영과 반대 진영의 탄원서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하니 이를 쳐다보고 있는 우리 국민은 정말 피곤합니다.

 

ㅇ 윤 전 광주지사 기소

전 대통령 부인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거액을 빌려준 윤 전 광주지사는 121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첫 재판이 20191월 초에 열린다고 합니다. ‘누가 저런 사기에 휘말리나'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막상 그들의 기상천외한 수법에 휘말리면 일순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윤창호법 국회 통과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뉩니다. 20181021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음주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과 음주운전자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을 발의했습니다.

 

국회는 20181129일 특가법 개정안을 그리고 127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각각 가결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최고 무기징역, 최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친목적 분위기의 술자리 자체를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왔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음주 행위는 술 자체의 즐김보다는 공동체 규합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었고, 술자리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큰 비중을 두어왔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에 치중하다 보니 음주로 인해 일어나는 개인 실수는 공동체 규합을 위해 눈감아 주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관습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윤창호법의 시행과 함께 그동안 우리의 잘못된 음주문화 중 특히 음주운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