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20117월 어느날,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어 온 국민이 환호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이건희 삼성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평창 올림픽 유치 위원들의 환호하던 사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돈과 권력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올림픽 개회식은 볼 때마다 어떤 볼거리가 펼쳐질지 기대하게 됩니다. 201829일 저녁 8시경부터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TV 중계를 통해서 보았지만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특히 개막식 행사에서 성화 봉송의 하이라이트 장면과 성화 점화가 끝난 후 한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멋진 공연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원형의 공연무대를 멀리서 찍은 화면은 마치 빛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반도체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누비다가 오륜기 모양으로 대열을 맞추는 장면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선 우리의 응원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동안 동계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을 몇 자 적었습니다.

 

ㅇ 개최국 자부심

 

4년마다 열리는 동계올림픽으로서 제23회째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 최초로 개최되는 동계 올림픽이며 1988년 하계 올림픽 개최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동계올림픽 개최국의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가 선진국이므로 국력 및 외교력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2018년 이전엔 일본이 유일하게 1972년 삿포로, 1998년 나가노 두 번 개최하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아시아 국가가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일본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국가가 개발도상국인 관계로 아시아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란 어려웠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빙상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아이스링크장 건립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만 빙상장 1개소 건립하는 데 총사업비 200여억원이 소요된다고 하니 문제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먹고 살기 바쁜 나라에서 동계스포츠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계올림픽 경기종목은 미세한 소수점 이하의 초 단위로 승부가 갈리므로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과 장비는 첨단과학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동계 좀목중 가장 비싼 장비는 봅슬레이 썰매라고 하는데 가격은 4인용의 경우 2억 원 이라고 합니다.

 

ㅇ 동계올림픽에서 흑인선수는 왜 찾아보기 힘들까

 

겨울 올림픽은 여름 올림픽에 비해 참가하는 흑인 선수가 적습니다. 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겨울 올림픽 종목은 크게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빙상경기와 눈 위에서 열리는 설상으로 나누어지는데 이 스포츠들이 대부분 유럽 나라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스피드스케이팅 메달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네덜란드는 지형적인 특성으로 국민 대부분이 등하교, 출퇴근을 스케이트로 하는 등 스포츠가 생활화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흑인 선수들을 겨울 올림픽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선천적인 요인이 아닌 태어난 후의 주위 환경과 경제적인 요인으로 보고 것이 적정한 것 같습니다.

 

동계스포츠는 스케이트나 스키 같은 고가 장비가 갖추어져야 하며, 얼음과 눈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요구되기에 스포츠를 활성화하려면 국가는 물론이고 개인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부유한 선진국에서 가능하며, 그기에다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동계 스포츠와 친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하게 있는 관계로 하계 이든 동계 이든 간에 각 종목에서 세계적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ㅇ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케이팅과의 차이점

 

스피드스케이팅은 1924년 제1회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펼쳐진 과는 달리 68년 후인 1992년 제16회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었으므로 역사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쇼트트랙(Short track speed skating)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스피드스케이팅(Speed skating)에 뿌리를 두는 파생된 종목이지만, 두 종목의 차이점은 많습니다 .

 

쇼트트랙은 111.12타원형 트랙에서 3명 이상의 선수가 경쟁을 펼치며 순위를 다투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400긴 트랙에서 두 명의 선수가 몸싸움 없이 기록으로 순위를 가른다는데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쇼트트랙은 스피드스케이팅보다 트랙도 짧지만, 선수도 체격적으로 열세합니다. 그래서 한국 등 아시아권 선수들에게 적합한 종목입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팔다리가 크고 긴 체격 조건이 유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체격을 갖춘 네덜란드 등 유럽, 북미권 선수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입니다.

 

쇼트트랙은 두뇌 싸움, 전략, 체력안배 등 변수를 잘 이용해야 하므로 경기중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과정에서 선수 간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는 경기인 반면 스피드스케이팅은 변수가 적은 듯하며, 비교적 단순하고 신사적인 경기로 몸싸움 없이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매력적인 요소로 생각합니다.

 

 

※ 스피드스케이팅 트랙(400m) 

 

 

쇼트트랙(111.12m)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