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세계의 한지붕에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숫자는 0, 1, 2, 3, 4, 5, 6, 7, 8, 9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을 우리는 인도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릅니다. 그 이유는 인도에서 처음 발명되었지만, 아라비아 상인에 의해 유럽에 전해졌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매우 대단한 발명이라 할 수 있는 이 숫자 덕분에 사람들은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물론 아주 복잡한 셈까지도 거뜬히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숫자 중에서 3은 종교 및 세계 각국의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공통분모 적 요소이므로 고대에서부터 신성시하는 숫자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말하며 성부를 성자인 예수와 성령과 더불어 한 분의 하느님이라고 주장합니다. 불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보배 즉, 불보, 법보, 승보를 3보라고 합니다.

 

게르만 신화를 보면 최초의 신들은 오딘, 빌리, 베 등 삼 형제입니다. 힌두 신화에는 브라마, 비슈누, 시바 등 3대 주신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그리스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신들의 제왕이 된 후 천하를 삼등분하여 자신은 하늘을, 하데스에게 지하 세계를, 포세이돈에게 바다를 다스리게 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신화에서도 숫자 3이 흔하게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 단군을 삼신으로 모셨으며, 또한 천제 환인의 서자 환웅은 천부인 세 개와 3,000명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밑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이처럼 예전 우리 조상들은 원래 3을 안정적인 숫자라고 생각해서 좋아했답니다. 현대에서는 서구화의 영향으로 행운을 상징하는 7을 더 좋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예를 들면, 우리 민족에게는 수 천년 동안 길이 보존되고 있는 전통문화 유산증의 하나인 제사가 있습니다. 제사는 이를 통하여 자녀들에게 자신의 뿌리를 깨닫게 하고, 어른에 대한 존경심을 일깨워 주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그런데 제사 진행과정을 잘 살펴보면, 향로 위에서 술잔을 3번 돌리는 의식이라든지초헌, 아헌, 종헌이라 하여 술을 3번 올리는 의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3이란 숫자가 들어갑니다.

 

3은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길한 숫자로 여겨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 내기를 해도 3세판을 하는 관례라든지, 재수없는 일을 당하면 침을 세번 뱉으라고 합니다. 또 술마실 때도 3배주를 하고, 대역죄를 지은 사람에게 삼족을 멸하는 형벌 등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3은 안정과 조화의 수로써 시간에서는 과거-현재-미래 3가지로 나누기도 하고, 하늘--사람을 3이란 수로 구분합니다. 우리는 만세도 세 번을 거듭해서 외치고, 국회에서 회의 개시, 안건 의결 등에 주재자가 의사봉을 세번 두드립니다. 놀이할 때 순서를 정하거나 승부를 가릴 때 하는 가위, 바위, 보 놀이도 세 가지 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불렀고, 고구려, 백제, 신라를 삼국으로, 마한, 진한, 변한을 삼한으로 불렸었지요. 제주도도 돌, 여자, 바람이 많다 하여 삼다도라 하였습니다.

 

반면에 가장 싫어하는 숫자는 4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4층이 없는 빌딩도 있고 호텔의 방 번호나 사물함 같은 번호에도 4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은 예가 되겠지요.

 

반면, 서양에서는 13일의 금요일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믿고 있는 데 여기에는 많은 설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13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공포 영화 ‘13일의 금요일을 통하여 널리 알려진 것 같습니다. 13이라는 숫자를 두려워해서 엘리베이터나 기차의 객차에 숫자 13이 없다고 합니다. 13일의 금요일의 경우 항공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항공사가 좌석표 바겐세일을 하게되므로 그 시점에서 항공편을 이용하게 되면 3분의 1 이상 저렴하게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극장의 좌석이나 열에서도 13이라는 숫자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4를 기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 같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