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지난 1020(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휴스턴 도요타센터에서 열린 'UFC 166를 흥행리에 마친 데이나 화이트는 UFC 166이 역사상 최고의 카드들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메인이벤트인 헤비급 타이틀매치는 경기내용이 다소 일방적이기는 했지만 팬들에게 충분한 흥미와 감동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계최강의 파이터의 자리를 놓고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들이 펼치는 경기인 70억분의 1을 결정짓는 한판승부이었으니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세계 인구가 70억 쯤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비급 격투기 참피언을 통상적으로 70억분의 1의 사나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UFC 선수들의 링위에서의 리액션은 정말 다양하더군요. 그중에서도 목을 긋는 제스처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 무덤을 파는 포즈를 취하는 선수, 멋진 덤블링을 선보이는 선수 등 다양한 세레머니가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인상적인 세레머니를 받아 들이는 관중들의 반응 역시 다양한 의견과 우려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치만 케인 벨라스케즈가 보여 주는 세레머니를 보면 결코 거만하거나 상대방을 깔보는 기색을 찾을 수 없습니다. 경솔한 행동이나 과도한 리액션이 없으며 항상 무표정한 얼굴에 침착한 케인에게 가장 호감이 갑니다.

 

메인이벤트의 결과를 보면 1회전 초반에 강력한 타격으로 나선 주니어 도스 산토스(29, 브라질)가 케인 벨라스케즈(31, 미국)를 압도하는 듯 했지만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타격과 레슬링 모두 최정상급인 케인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결국 이번 헤비급타이틀매치는 케인이 산토스를 5라운드 39초만에 TKO승으로 누르고 2차 타이틀방어에 성공했습니다.

 

이날 두 선수의 3차전 양상도 2차전과 비슷했습니다. 벨라스케즈는 산토스에게 타격거리를 절대 주지 않으려는 듯 산토스의 강력한 펀치에 맞서면서도 물밀 듯이 돌진하는 근접전을 펼쳤습니다. 그것은 아마 산토스를 코너로 밀어붙여 가둬놓고 레슬링과 숏펀치로 데미지를 주고 체력을 소진시키겠다는 전략이 아니었던가 여겨집니다.

 

전쟁에 대비해서 단단히 독기 품고 준비한 걸로 알려져 있는 주니어 도스 산토스를 보면서 그의 가공스러운 타격과 맵집은 정말 대단했지만, 기술력과 머리싸움에서 케인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분간 케인을 압도할 수 있는 선수가 떠오르지 않기에 케인 독주의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