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712월 말 현재 말 자료에 의하면 자동차 등록 대수 2,252만대라고 합니다. 국민 2.3명당 1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도로와 주차공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자동차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자동차의 증가 원인을 보면, 대량생산에 따른 자동차 가격의 하락, 개인의 경제력이 향상, 나만의 공간을 추구하는 욕구가 맞물려 자동차의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차량이 증가할수록 도로 정체가 심해지고 매연문제, 소음문제, 주차공간 부족 등이 발생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차공간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장조사기업에서 주차문제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 이상이 " 주차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주차 문제의 주요 원인이 '주차장 부족'에서 있으며, 주차 문제 때문에 차를 끌고 나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조사됐다고 하는 걸 보니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에너지 절약,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차량 부제운행 등 여러가지 대책이 전개되었으나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증가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중 교통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대중교통이 사용자에게 저렴하면서도 빠르고 편리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중앙버스전용차로인 BRT{Bus Rapid Transit)가 신설되어 대중교통의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산은 도로는 협소하고 경사진 곳이 많으며 그리고 교차로와 신호가 많아 도로사정이 열악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도로에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를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승용차가 없으면 대부분 지하철이나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부산의 경우 2015년부터 버스 전용차선공사를 착수하여 도로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가뜩이나 비좁은 도로에 교통체증을 일으키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해운대 올림픽교차로에서 동래 내성 교차로까지 BRT공사가 설치되었더군요.

 

달라진 점은 기존 도로 가에 위치했던 종전의 버스정류소는 버스를 기다리는 이용객과 이 곳을 지나는 보행자가 뒤엉켜 복잡하였지만 BRT 버스정류소를 중앙으로 이전함에 따라 이와 같은 불편이 해소되었습니다.

 

정말 큰 변화는 주말에 이 구간을 몇차례 이용해 본 결과 BRT설치전보다 소요시간이 반으로 줄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버스 차창을 통해 바라보면 양옆의 승용차가 정체되거나 엉금엉금 가는 듯 보입니다. ’모세의 길처럼 중앙이 탁 트인 그 사이를 버스가 빠르게 달려가니 마치 지상 전철을 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짧고 빠르다는 측면에서 많이 이용하였지만, 지하철과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중복된다면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타는 것은 지하철로 가면 복잡하거나, 갈아타야 되지만 소요시간에 큰 차이가 없고 한 번에 곧장 가는 버스노선이 있으면 주로 이용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이용 시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불편함 없이 버스가 목적지 바로 앞에서 정차하는 경우, 지하철보다 막차 시간이 긴 경우, 앉아서 갈 확률이 높은 경우, 창밖 풍경도 볼 겸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등의 이유로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확대된다면 대중교통의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지로 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를 타보면 종전보다 탑승객이 훨씬 많아졌음을 실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완전한 교통체계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BRT가 중간에서 군데군데 끊어지는 지점에서의 발생하는 도로 혼잡 현상 등 문제점을 잘 해결하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확대된다면 우리의 자동차 문화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