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우리나라 이동통신 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 이동전화 회선 기준으로 볼 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대략 532의 비율로 집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는 SK텔레콤, 신세기통신, KTF, 한솔PCS, LG텔레콤(LG유플러스) 등 총 5개가 있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 KT가 한솔PCS를 인수하였고, 이어서 2002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함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지금의 3사 체제로 굳어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통신 시장을 장악한 3사 구도가 15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부가 장기적 안목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당시 5개 사업자를 존속시켰다면 아마 지금쯤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요금과 질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공공재적 성격을 띠면서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통신 분야는 정부의 가격관리를 받는 수도나 전기, 그리고 가스와는 달리 정부 통제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습니다. 그런저런 이유로 이동통신 3사가 15년 넘게 통신 시장을 장악하면서 활성화된 시장 경쟁과 그에 따른 합리적인 시장가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2006년부터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시행해오고 있는 요금인하가 실효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11 휴대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활비에서 휴대폰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바람에 가정 경제의 부담과 국가적 낭비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시장의 안정화 등 주요사업을 시행하는 방송통신위원회(대통령직속기구)가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가계 통신비의 과중한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사업계획을 마련하게 되었었습니다. 이 계획의 한부분으로써 20124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재판매(MVNO) 서비스 새 명칭 공모전을 개최하게 됩니다. 이 공모전에서 선정된 명칭이 알뜰폰입니다.

 

알뜰폰이란 3대 이동통신사(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이것을 다시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과 자체 브랜드로 제공(재판매)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알뜰폰이라는 명칭이 붙어지기전에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재판매, 가상이동통신사업자 등으로 불려지기도 하였습니다.

 

5년이 지난 '알뜰폰'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이통서비스 요금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반면 이통3사가 각종 결합 할인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부여하는 다양한 혜택과 멤버십 할인 등이 없고 트렌드에 맞는 최신폰을 구매하긴 어렵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뜰폰은 각 업체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체국, 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마트, 일부 휴대폰 대리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가입 시에는 기본으로 제공하는 음성통화, 문자, 데이터의 요금제를 꼼꼼히 살펴보고 본인의 패턴에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폰 선택에 큰 비중을 두고 가능하면 브랜드 명성보다는 최신폰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빠른 변화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휴대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체국 알뜰폰이라든지 정부가 야심차게 오픈한 '알뜰폰 허브 사이트'에서 찾기보다는 구글 검색을 통하여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며칠 전 알뜰폰 업계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SK텔링크가 알뜰폰 브랜드에서 알뜰폰 명칭을 공식적으로 제외했다는 기사도 나왔더군요.

 

타 사업자들도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미 미국, 일본, 스페인 등 주요국가의 알뜰폰 사업자들은 요금제, 기술력, 유통망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자국 이동통신시장에서 기존 이동통신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쟁자로 자리를 잡았다고 하건만

 

우리나라는 앞으로 단순히 저가폰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알뜰폰이 어떻게 이 한계를 벗어나 더 호감이 가는 합리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