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입니다. 남북 전쟁에서의 업적으로 모든 미국 대통령 설문조사에서 거의 1위를 차지하는 인물이기도 하며 영웅, 성인, 순교자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실제 크기만큼 아메리카 역사의 신화적인 거인이라 지칭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러한 그가 1865414일 밤 암살자에게 저격을 당해 죽습니다. 그때 그의 호주머니 안에서 구겨진 신문 조각이 나왔는데, 그 신문기사엔 빨간색 밑줄이 그러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링컨 자신을 칭찬한 내용의 아부에 가까운 기사였습니다. 링컨에게도 칭찬과 아부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간사하고 치졸한 소인배의 형상입니다. 그것은 파괴적 아부일 때입니다. 창조적 아부는 인류와 공동체의 발전에 윤활유 역할을 하였습니다. 타임편집장 출신의 리처드 스텐겔(Richard Stengel)아부의 기술이라는 책을 저술하여 세계를 놀라게 합니다.

아부라는 단어는 단어 자체만으로도 좋지 않은 뉘앙스를 풍기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가 자라온 환경 속에서의 수많은 교육과 가르침들은 아부는 정직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이 책 제목을 접했을 때에 알 수 없는 묘한 이질감이 생긴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부에 대한 사람들의 기본 관념을 바꾸어야만 된다는 목적으로 출간 된듯함으로 이책의 가장 주요한 목적을 분석해 보자면, 아부는 바로 대인 기술의 하나인 것입니다. 비록 그 목적성이 불순하다 하더라도, 아부는 때에 따라 우리에게 그리고, 스스로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삶의 한 방편으로 생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법과 윤리를 옹호하며, 곧고 대쪽 같은 성품으로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성공하는 길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은데 반해, 약간의 지혜로운 아부를 통해 좀 더 그 길에 쉽게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 작가의 논리입니다.

, 사기와 거짓말에 가까운 파괴적 아부는 소인배의 하는 짓이지만 창조적 아부는 인간관계를 원활히 해주는 윤활유 같다는 것입니다. ‘쪽 같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곧은 삶을 살기에 붙여진 것이라면 좋습니다. 그러나 남을 향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만 하고 칭찬과 격려하나 없는 사람을 대쪽 같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보다는 차라리 구불구불한 아름드리 나무가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의미입니다


저자 - 리처드 스텐걸(Richard Stengel)

1955년생. 이 책을 출간하기 직전까지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의 기자를 거쳐 수석 편집장으로 활동하였다가 지금은 인터넷 타임 닷컴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뉴요커, 뉴욕 타임스, 뉴 리퍼블릭, GQMSNBC.com 등에 기고하기도 하였다. 인권운동가로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을 지내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넬슨 만델라와 함께 자유에의 먼 도정을 공동으로 저술하였으며,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도시에서의 삶을 그린 1월의 태양을 출간한 적도 있다. 현재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다.


차례

들어가는 글 / 아부의 아이러니

더하는 글 / 아부라는 말은 어디서 왔는가

1장 인류와 함께 해온 생존전략, 아부 - 세상 어디에나 위계서열이 있다

2장 강자에게 바치는 아부 - 그가 죽은 후까지도 아부하라

3장 하나님이 원하는 아부 - 나 이외에는 절대로 아부하지 말라

4장 대중에게 향하는 아부 - 아부의 세계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5장 로맨틱한 아부의 등장 - 사랑은 최고의 강렬한 아부다

6장 아부와 권력의 함수관계 - 권력과 아부는 서로 통한다

7장 신대륙으로 건너간 아부 - 투명하고 직설적인 미국식 아부

820세기의 아부 - 친구를 얻고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9장 학문의 반열에 오른 아부 - 사회학자들이 연구하는 아부의 메커니즘

10장 능력과 자본이 된 21세기의 아부 - 현대인에게 다가오는 아부의 의미

 

요약

위계는 모든 종류의 동물사회와 인간사회에 만연해 있고, 위계가 있는 곳에 아부가 있다. 아부야말로 지위를 올려주는 탁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이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처럼 현명한 생존전략은 없다. 아부는 인간관계를 최적화하기 위한 전략이고 야생 상태에서나 문명사회에서나 개인의 생존기회를 최대화한다.

현세의 삶보다 사후세계에 관심을 가졌던 이집트인들은 사후세계에서 위계를 엄격히 지켰다. 이집트 왕들은 무덤 치장에 돈을 쏟아 부었고, 내세를 잘 준비했다고 인정해주는 말처럼 훌륭한 아부가 없었다. 이스라엘에는 신에 대한 아부가 있었다. 성경의 하나님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존재였고 자신이 삼라만상으로부터 존경받는다는 느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시대에 들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정치인들이 대중에게 아부하는 공적 아부가 등장했다. 반면 로마사회에서는 순종을 가장한 아부가 원칙처럼 지켜졌다. 병적인 황제들이 통치하던 시대에는 아부만 한 충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성적 유혹의 기술로서 아부는 여성이 아부받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을 그 무엇을 하도록 설득하는 전략이다. 로맨틱한 아부의 원형을 언어와 개념으로 다양화시킨 사람은 12세기 프랑스의 음유시인들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카스티글리오네의 조신론이 궁중 처세술의 바이블이 되었다. 그는 신하가 군주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아부와 도덕적으로 같은 맥락인 전략적인 복종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아부가 계획되지 않고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으로 보이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미국식 아부의 모델 벤자민 프랭클린은 효용성에 집중한 현실주의자였기 때문에 온화하게 비위 맞추는 태도를 기본적으로 조장했다. 타인의 의견에 동조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얻고자 하는 일에 좋은 전략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반박하지 않겠다는 그의 태도는 일종의 아부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들어 미국식 아부는 데일 카네기에 의해 정리된다. “인간은 존경에 굶주려 있고, 자신의 가치를 남이 알아주기를 갈망한다. 그 결과 자신에게 관심을 쏟고,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간단한 말이나 행동에 마음을 쉽게 내어준다.” 카네기가 마케팅한 상품은 새로운 스타일의 미국식 자본주의였는데, 미국식 자본주의의 속성은 바로 자신을 팔아야 한다는 절박성이었다.

사회적 변동으로 불확실한 오늘날 현대인은 친숙한 관계에서도 확실한 것을 찾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대부분의 아부는 상호인정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답례품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잘한 아부는 조직이나 사회를 하나로 묶는 요소가 된다. 아부로 인해 사회가 나아지고, 우리가 아주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된다면, 그것 자체로 좋은 일이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