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ㅇ관람후기

추석극장가에서 뜨거운 흥행 열풍을 몰고온 <레지던트 이블 4>를 보기 위하여 하루전에 예약을 하였고, 추석일 극장측에서 배포한 입체안경을 쓰고 영화를 관람하였다. 추석 극장가에서 <레지던트 이블 4>에 큰 관심을 둔 이유는 아마<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최초로 3D에 도전했기 때문이며, 쿨한 여전사의 대명사인 밀라 요보비치(Milla Jovovich)의 활약상을 다시 한번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5원소>로 알려진 배우로 뤽 베송 감독의 전 부인인 밀라 요보비치는 LA 기자회견 당시, “남편(폴 앤더슨 감독)과 함께 집에 있는 스크린으로 봤다고 말했으나 도쿄 기자회견 전날 일본에서 처음으로 <레지던트 이블 4>3D로 보고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와 함께 도쿄 기자회견에 참석한 웬트워스 밀러(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와 알리 라터도 첫 3D 작업에 대해 뜻 깊다고 입을 모았다. 웬트워스 밀러는 “3D 기술을 사용한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알리 라터는 폴 앤더슨 감독이 3D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를 쓴 덕분에 궁합이 맞았다고 덧붙였다함.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들의 말이 공공연히 쏟아지는 자화자찬이 아님은 실감할 수 있었다. 오프닝의 시부야 장면에선 스크린에 툭툭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효과를 내고, 앨리스가 탄 경비행기를 함께 타고 훑는 듯한 알래스카 풍광도 장관이다. 무엇보다 3D의 위력은 앨리스와 동료들이 크리처들과 벌이는 액션 장면에서 빛난다. 특히 LA 감옥의 샤워장에서 앨리스와 클레어가 사형 집행수 좀비와 맞붙는 액션 시퀀스는 <레지던트 이블> 3D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충족시켰다.

일본 캡콤사의 비디오 게임 <바이오 해저드>(Bio Hazard)를 바탕으로 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원작의 영향 탓에 일본에서 유독 인기가 높다과 한다.(영화 제목도 바이오 하자드’(バイオハザ)로 개봉한다).

“<바이오 해저드>의 고향인 일본에 와서 좋다. 영화에서 도쿄를 완전히 부숴버릴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지난 93일 도쿄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레지던트 이블 4> 기자회견장에서 주인공 앨리스 역의 밀라 요보비치가 던진 농담 섞인 첫 인사말이다.

도쿄를 완전히 부숴버렸다고 한 건 4편의 오프닝 장면을 두고 한 말. <레지던트 이블 3: 인류의 멸망> 마지막 장면을 본 많은 팬들이 4편 무대는 일본이 될 거라 예상했던 바 대로, <레지던트 이블 4>는 도쿄에서 시작되었다. 마천루의 불빛들로 장관을 이루는 도쿄 야경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시부야 한복판이 고정되면 젊은 여자 하나가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과연 이 여인의 정체는? 짐작한 대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 오프닝 신에 등장하는 젊은 여자 역은 일본의 인기 가수 겸 배우 나카시마 미카가 맡았다. 다분히 일본 팬들을 의식한 설정이겠지만, 그녀가 누구라는 걸 알아챌 새도 없이 오프닝 시퀀스는 강렬하게 4편의 포문을 열었다.

1편부터 4편까지 8. 개봉 때마다 박스오피스 성적이 쑥쑥 올라가는 성공한 시리즈. 시리즈의 성공 비결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밀라 요보비치임에 틀림이 없다. 그녀의 답은 시리즈에 대한 열정과 애정때문이란다. 그러니까 2002년 독일에서 만든 조그만 공포 영화가 입소문으로 팬도 생기고, 4편까지 이렇게 만들어질 줄을 누가 호언장담할 수 있었을까. “속편에 대한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남편 폴이 아이디어나 영감이 자연스레 떠오르면 각본을 쓴다. 스튜디오가 중심이 되는 영화가 아니어서 제작 과정이 유기적이고 자연스럽다.” 고 한다.

무엇보다 이젠 밀라 요보비치 없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마이 네임 이즈 앨리스”(My Name is Alice)라는 내레이션은 <터미네이터>아윌 비 백(I'll be Back)”만큼이나 친근한 대사가 됐다. 여배우로서 영화 속 좀비만큼이나 강력한 적인 나이와 세월의 무게에 맞서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하고 아름다운 여전사의 카리스마를 풍긴다.

강하고 아름다워지고 싶다면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출연하면 된다. 늘 무술이나 액션 훈련으로 스스로를 다잡는다. 열심히 할수록 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한테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관객을 들어다 놨다 하고, 주름진 배우의 얼굴까지 젊게 만드는 기술력으로도 절대 표현할 수 없는 건 바로 배우의 내면이라는 것을 <레지던트 이블>의 안주인은 몸소 증명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끝장면에 여운을 남기고 있는 점, 크리스 역에 프리즌 브레이크로 유명해진 '석호필'을 썼다는 점등을 미루어 볼 때 차기작<레지던트 이블 5>를 염두에 둔 것이다. <레지던트 이블 4>는 폴 W.S. 앤더슨 감독이 <아바타>에 참여한 빈스 페이스를 데려 와, 이젠 생기를 잃어가고 있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새로운 생명을 넣어줌으로써 흥행가도를 달리는 데 밑거름이 되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다음 편 시리즈에도 게임에서 가져온 스토리의 한계점을 보완, 관객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ㅇ줄거리

사람들을 좀비로 만드는 바이러스가 온 세상에 창궐한 가운데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는 생존자들을 찾아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여정을 계속한다. 엄브렐러사와의 치명적인 대결이 절정에 이른 상황에서 앨리스는 예상치 못한 옛 친구의 도움을 얻는다. 앨리스와 동료들은 좀비로부터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LA로 향하지만 그곳에는 수천에 달하는 좀비들과 죽음의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엄브렐러 코퍼레이션의 수장이자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최강의 적 웨스커가 거대한 반격으로 그들을 위협, 최강의 적과 최후의 전쟁이 시작된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