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올림픽 헌장에 의하면 올림픽 개최지는 올림픽 개최 이전, 즉 7년 전에 열리는 IOC총회에서 결정됩니다. 그래서 2020 하계 올림픽 개최지는 201397일에 발표한다고 합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는 부산이 2020년 하계올림픽에 도전하려 했으나 2018년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서 포기하고 2024년 올림픽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2020 하계올림픽 개최 도시의 후보지는 일본 도쿄와 스페인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의 3개 도시로 압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개최 결정 투표를 앞두고 개최 후보지에서 도쿄를 퇴출시키라는 글로벌 서명 운동이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로 잘 알려진 고피티션(www.gopetition.com)’에서 지난 16일부터 돈 토우(Don Tow)라는 네티즌이 “2차대전의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이 2020 하계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해선 안 된다는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일본 정부가 2차대전이 끝난 지 6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량살생과 잔혹 행위에 대하여 공식 인정과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하면서 IOC2020 올림픽 개최 후보지에서 일본을 제외하도록 세계 모든 네티즌들이 참여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취지문을 보니 위안부 이슈를 제일 먼저 제기해 눈 길을 끌고 있고 "일본 정부는 반성을 하지 않을뿐더러 총리를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정기적으로 14명의 A급 전범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하고 있으며 1980년대부터 잘못된 역사 교과서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2차대전 잘못을 알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이 전범처리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일과 일본 전범은 각기 독일 뉘른베르크와 일본 도쿄에서 국제군사법정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A급 전범의 경우는 재판을 걸쳐서 처형하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당초 39명이 A급 전범으로 체포되었으나 이 중 28명만 침략전쟁 계획·모의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그중 도조 히데키 전시 총리 겸 육군대장 등 7명이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합니다.

 

독일과 일본 양국의 전범처리는 거의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단지 차이는 일본의 경우 최대전범이던 히로히토일왕이 사면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이 미국에 결사적인 로비를 펼쳐서 일왕이 살아남았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왕의 지위가 수백년 간 대대로 실권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침략전쟁 등이 왕의 재가를 거쳐서 행한 것이고 천황은 법제상 국가의 수장이기 때문에 천황에게 전쟁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 것을 알고 있다면 히로히토는 퇴위했어야 마땅합니다. 퇴위조차 안한 것은 정말 뻔뻔한 것입니다.

 

더구나, 독일의 경우에는 전범의 자손이 조상의 죄에대한 부끄러움과 피해자에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실제로도 많은 보상과 공개적인 사과등을 많이했다고 합니다.

 

근데 일본에서는 전범인 조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전범의 자손이 자신의 조상이 전범임을 공공연하게 떠벌려서 지지율을 올리는가 하면 유력정치인도 전범에 대한 참배나 추모를 함으로써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반성하기는커녕 일본이 2차세계대전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한다는 일부 주장도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또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위안부, 강제징용, 학살 등을 떠올리게 하는 욱일기의 게양이나 노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점점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 선수단이나 응원단이 일장기 대신 욱일기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에 햇살이 퍼져 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해 만든 깃발입니다. 독일에도 욱일승천기와 비슷한 의미로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범(戰犯) 국가인 독일은 이에 대한 사용을 법으로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과 비교가 되고 있습니다.

 

전쟁 범죄 및 비인도적 범죄에 대한 국제법과 협약에 의하면 전쟁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제한이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은 아직도 전범의 주범인 천왕이 건재하고 있으므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게되면 세계적으로 뭇매를 맞게되고 그 결과 천황이 전범 심판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계산적 사고 때문일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면 일본 천왕이 죽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일본 정치인들의 부담이 훨씬 줄어 들기 때문에 사후에 사과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 봅니다.

 

2020하계 올림픽 개최 후보지에서 도쿄를 퇴출하자는 글로벌 네티즌의 청원운동 소식을 보면서 웬지 속이 다 후련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 과연 저 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