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20235월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가입 회선은 약 5,472만 개이며, 주민등록 총인구수는 5,140만 명이라 합니다. 개인이나 법인이 여러 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거나 또는 기기가 가입 회선을 사용하게 될 경우 회선 가입자 수가 인구수보다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옷을 시원하고 간편하게 입어야 하는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에 스마트폰을 휴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배가 나와서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바지가 흘러내릴 것 같고, 백팩을 메고 다니긴 하지만 주머니들이 작아서 그렇다고 하면서 스트랩에 폰 매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서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다가 불쾌한 일을 당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 게시글에 달린 댓글에는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한 찬반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사연인 즉, 서울 양재동 지하철 3호선 인근의 지하상가에서 청바지 뒷주머니에 스마트폰을 꽂고 보행하는 한 여성에게 스마트폰 플래시가 켜져 있다고 알려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이없게도 고맙다는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불쾌한 표정으로 사납게 노려보아 무안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글을 보고 느낀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뒷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 연구진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정자의 질과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또 휴대전화를 뒷주머니에 넣는 습관은 골반을 틀어지게 만든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타인의 사소한 일에 참견하는 것이 상대방의 자율성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자신의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나서지 않는 편이 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20171월경에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진행한 스마트폰 휴대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가 스마트폰을 넣고 다니는 곳이 앞주머니 62%, 뒷주머니 33%, 가방 5%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로 걷거나 뛰면, 주머니 안의 물건과 스마트폰의 마찰로 화면이 터치되어 의도치 않게 전화를 걸거나 앱을 실행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바지나 외투의 주머니, 가방 속에 넣어둔 스마트폰이 다른 물체가 의도치 않게 화면이 터치되어 전화 연결이 되는 것을 포켓 다이얼링이라고 하더군요. 간혹 긴급 전화까지 걸리게 된다면 장난 전화로 인식되어 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어 골칫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2012년 북미의 한 정치인이 언론사 기자에게 실수로 포켓 다이얼이 되었다고 합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게 연결된 이 통화로 인해 이 정치인과 그의 참모들 간의 사적인 대화가 녹음되었습니다. 이 대화 내용에는 특정 선거구에 대한 자금 배분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어 있어 통화 내용을 파악한 기자는 이 사건을 보도했고, 이후 이 사건은 뉴스에 보도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는 그동안 벽돌폰, 폴더폰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통하여 외형과 성능이 꾸준히 진화하여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의 스마트폰 역사를 뒤돌아보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 속도와 매우 유사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며,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도 동시에 이뤄내듯이 스마트폰 성장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휴대전화 서비스 관련 최초 법령은 전기통신사업법인 것 같습니다. 이 법령에 의해 설립된 한국이동통신 서비스 주식회사가 서울올림픽을 앞둔 19887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당시 국내 첫 휴대전화는 미국 모토로라의 제품으로 '벽돌처럼 두껍고 무겁다'고 해서 흔히 '벽돌폰'으로 불렸습니다. 이 휴대전화의 무게는 771g에 달했고 크기도 33cm나 되었으나, 배터리 수명은 고작 30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휴대전화의 가격은 400만 원으로, 당시 서울 일부 지역의 전세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한국 최초의 소형차인 현대자동차의 포니2’의 가격과 맞먹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당시 휴대전화 제조사가 한 곳도 없었고 가입자는 784명에 불과했었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휴대전화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5개의 이동통신사업자가 등장하여 저렴한 요금제, 단말기 제공 등 고객 유치 경쟁으로 휴대전화 대중화의 물꼬를 넓혔습니다. 그 결과 2013년 말에 이르러 휴대전화 대중화가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은 어느새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의사소통 방식, 정보 접근 방식, 여가 활동 방식 등을 변화시키고,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모든 것에는 음양이 있듯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메신저 피싱, 보이스피싱, 사이버 금융 사기, 사이버 폭력, 불법 촬영, 기기 도난 등 범죄 빈도는 높아지고, 범죄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해외 결제, 청첩장·돌잔치 초대, 택배 알림 등을 가장한 사기 시도가 끊이지 않고 시도되고 있으며, 며칠 전에는 초등교사 추모 모임 초대장을 사칭한 피싱 문자까지 유포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729일 방영된 SBS그것이 알고 싶다에 따르면 SNS 인플루언서들에게 접근해서 휴대전화를 해킹한 후, 피해자 폰 카메라를 통하여 실시간 감시하고 촬영하여 협박하는 피싱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 무엇보다 발신자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나 SNS 알림에 포함된 URL 주소를 누르지 않는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AI 등과 접목으로 변신하게 될 미래 스마트폰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neoi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