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지나면 고요가 오듯이

 

몽골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의 계기는 우연히 몽골 전통음악 흐미를 접하고부터였습니다. 특히, The HU라는 몽골밴드의 음악은 흐미를 기본으로 락을 결합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흐미의 독특한 음이 계속 반복되면서 중독성이 강해 한동안 귓가를 맴돌게 하더군요. 그동안 몽골 하면 떠오르는 것이 칭기스칸이었는데 여기에 흐미가 추가되었습니다.

 

오래전 워싱턴포스트는 서기 1000년부터 2000년대까지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기스칸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역사가와 비평가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로 칭키스칸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몽골이 많은 사람이 찾는 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는데 이런 추세에 따라 그동안 인천과 몽골 울란바토르를 오가는 노선을 대한항공이 30년간 독점하였으나,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항공사로 추가 선정되어 경쟁 체제가 이루어져 여행길이 편리해진 것 같습니다.

 

몽골 여행을 가는 이유 증의 하나는 몽골 최대의 민속축제인 나담축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매년 711일부터 13일까지 몽골 최대의 민속 축제인데 이 시기에 몽골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축제가 지난 76일 부산 경남지역에서 몽골 유학생 61명을 최다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산 동명대학교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2019년 부산 몽골축제는 동 대학 몽골유학생회가 주도하였다고 합니다. 몽골인의 축제를 몽골 현지가 아닌 부산에서 개최함에 따라 몽골 문화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였고, 이것이 초대받지 않은 우리가 이 축제 현장을 가게 된 이유입니다.

 

집 앞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대남교차로에서 내려 155번으로 갈아타고 동명대학교 정문 앞에서 하차하여 행사장에 도착하니 오후 3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운동장에는 진행자의 몽골어가 울려 퍼지면서 팔씨름이 진행되었고, 그다음엔 우리가 학교에서나 직장 체육 대회에서 흔히 보았던 줄다리기 경기도 하더군요. 줄다리기가 끝난 후 가수가 나와 몽골 전통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이어서 몽골 씨름 부흐가 진행되었는데 두 거대한 몸집이 선수 2명이 나와 승부를 겨루었습니다. 선수 외에 심판진으로 보이는 사람이 3명이나 되었습니다. 상대를 바닥에 쓰러뜨려 팔꿈치나 무릎 또는 다른 신체 부위를 바닥에 닿게 하는 선수가 승리하는 종목입니다.

 

축제장 주위에는 온통 몽골어를 구사하는 사람들밖에 없었으며, 그들의 의상을 살펴보니 몇몇 사람이 입은 전통 의복은 중국의 옷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몽골어는 얼핏 들어보아도 러시아어와 비슷하였습니다. 체구는 칭기스칸의 후예답게 건장하고 강인하게 보입니다.

 

특히 몽골 여성들도 탄탄한 몸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원피스를 입은 사람이 눈에 자주 띄었습니다. 모자를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축제 참가인원이 500명이라 하는데 오후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안경 낀 사람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마 끝없이 펼쳐진 대초원에서 생활하는 몽골인들의 평균 시력이 3.0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 같습니다.

 

몽골인의 시력이 좋은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양 떼 같은 가축과 이들을 해치려는 늑대를 살펴야 하는 훈련과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아이를 출산할 때 21일간 어두운 방을 고집하는 몽골인의 전통도 좋은 시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재미있는 의견도 있습니다.

 

구글링하다가 오래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20011월 월간조선에서 몽골에 관한 내용을 담은 기사였습니다. 몽골의 2001년 당시 인구가 260여만 명 정도인데 이 중 13000~15000명의 몽골인이 한국에 나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몽골 인구의 0.5%에 불과한 이들이 한국에서 벌어가는 돈은 몽골 GDP10% 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이들은 몽골을 먹여 살리는 사람들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오후 5시경에 축제장을 빠져나오면서 800여년 전에 세계를 지배하던 '인류 역사상 최고의 정복자' 칭기즈칸을 칭송한 80년대 독일그룹 징기스칸이 부른 징기스칸 노랫말이 떠 올랐습니다. , , 징기스칸, 헤 라이터, 호 라이터, 헤 라이터, 이머 바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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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5돝섬달빛축제가 열리는 마산 돝섬 해상유원지에 갔다 왔습니다. 아마 대부분 마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이 아귀찜, 돝섬 등이 아닐까 합니다. 마산은 수십 년 전에 가보았었는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산시가 201071창원·마산·진해 3개 시가 합쳐저 통합도시 창원시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창원시가 5개의 행정구로 나뉘어졌는데 그중 2개 구의 명칭에 마산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네요. 또하나는 아름다운 마산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가 생겨 통합 창원시의 명물이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노포동종합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시외버스를 타고 경유지 동래를 거쳐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여분 걸렸습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길건너 버스정류장에서 800번 버스를 타고 어시장앞에 내려 도보로 15분 정도 걸려 돝섬 유람선터미널에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축제는 돝섬 매표소에서 참가비 1인당 1만원을 지불하고 유람선(해피크루즈)에 승선하였는데 이번 참가인원이 250여 명쯤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후 630분 돝섬유람선터미널에서 출발해서 돝섬 선착장에 도착한 다음 돝섬 출렁다리와 바다 장미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조각작품이 많이 있어 조각공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요트 선착장에는 소형 요트도 볼 수 있었습니다. 돝섬이란 이름에 걸맞게 돝섬 선착장 입구에 설치된 황금돼지상이 관광객의 시선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720분터 850분까지 돝섬 분수광장 앞에서 테너,소프라노, 국악인,가수등이 출연하는 1시간 30분동안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돝섬에서의 행사가 끝난 후 다시 유람선을 타고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돝섬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우산까지 챙기고 나왔었습니다만. 이곳 돝섬에서 도착하여 다시 유람선을 타고 다시 돌아갈 때까지 달이 가끔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좋은 날씨가 계속되어 무척 다행스러웠습니다. 거기에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좋은 날씨속에서 마산앞 바다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여행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산에는 마산시외버스터미널과 남부시외버스터미널 2개의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더군요. 우리는 돝섬 유람선터미널에서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이번에는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 갔었습니다. 10시 노포동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에 돌아왔습니다. 버스가 부산에 닿으니 비가 주룩 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돝섬의 ''은 돼지의 옛말이며 섬의 모양이 돼지가 누운 모양과 같다고 하여 돝섬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돼지섬이란 의미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돝섬해상유원지는 마산에 들르면 가볼 만한 명소인 것 같습니다. 돝섬 유원지는 가족과 함께 간단하게 먹을 것 준비해서 여가를 즐기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행사에 성격이 다른 두 단체, 공연단과 여객운송업체가 어우러진 이 축제를 계기로 돝섬 해상유원지가 전국에 알려지고,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반 시민이 자주 이용하는 유람선과 문화공연단이 어우러진 문화 행사가 다른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하여 확산하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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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산 교통 이용률 통계에 의하면 버스전용차선제도(BRT) 시행에도 시내버스 이용률은 예상외로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예를 들면, 현재, 배차 시간을 출퇴근 시, 평상시, 공휴일로 구분하고 있는데 특별한 행사 등으로 수요자의 증가가 예상되는 시점을 예측하여 배차 간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 등 서비스 및 운영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과 버스를 비교하여 볼 때 지하철은 배차 간격이 짧고 빨라서 좋지만, 승하차 시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힘들게 걸어야 합니다. 반면 버스는 승하차 편리함 뿐만 아니라 시내 구석구석을 모세혈관처럼 연결해 주는 편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경우, 서울에서 직장 생활할 때 이용했던 주 교통수단은 지하철이었고, 시내버스를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부산에 내려와서는 주로 버스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버스 이용에 익숙지 않아 두 번의 해프닝을 겪었습니다. 처음 버스를 탔을 때입니다. 교통카드 단말기가 버스 기사 우측에 설치된 요금함과 함께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단말기 찾느라 머뭇거리고 있을 때 버스 기사가 한심스럽다는 듯이 던지는 말에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 일이 있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버스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볼일 본 후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같은 노선 번호의 버스를 탔었습니다.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대니 하차입니다"라는 음성안내가 나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버스 기사의 다시 찍으세요라는 큰소리에 황급히 돌아섰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제는 온라인 버스 정보 및 관련 교통 앱을 통하여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삶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버스라는 공간 속에서 겪었던 인상 깊은 장면이 문득 떠올라 다음과 같이 적어보았습니다.

 

ㅇ 교통카드 단말기 사용 미숙

몇 달 전 토요일 오후 7시경 귀가 도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정류소에서 중년 남성이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그 남자는 지갑에서 교통카드를 꺼내 들고 단말기 앞에서 계속해서 카드를 접촉했다가 떼었다가를 반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교통카드가 문제가 있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이때 어느 승객이 단말기 하단에 교통카드를 접촉하라는 말을 하자 그제야 정상 처리되는 것을 보았었습니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교통카드 단말기 사용에 능숙하지만, 버스를 처음 이용하거나 간혹 이용하는 일부 사람에게는 착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 착오의 출발은 단말기 화면에 있습니다. 단말기 중앙 부분에 교통카드를 아래에 대주세요라는 글씨와 함께 화살표 표시 가 있습니다. 처음 버스를 탔을 때 실수하는 사람의 대부분 안내문을 정독하지 않고 흘깃 봄으로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오류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교통카드를 아래에 대주세요라는 중앙 부분에 교통카드를 대면 인식되지 않고 그 아래에 카드(Card)라는 직사각형 표시 부분에 접촉해야만 인식 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교통카드 단말기가 어떻게 진화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교통카드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아래에 대주세요라는 문구를 교통카드, 여기에라고 간단하게 표시하면서 바로 그 위치에 교통카드 인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통카드 단말기 접촉 안내문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단말기 화면이 낯선 승객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불편할 수도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간단하고 쉽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ㅇ 버스 의자에 간이 방석 사용

4월 어느 토요일 오후 외출했다가 버스로 귀가할 때 일입니다. 어느 정류소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명의 젊은 여성이 탔었습니다, 그때 내가 않은 좌석의 우측 앞 좌석이 비어있었고, 그중 한 사람이 그 좌석에 간이 방석을 꺼내서 앉는 장면이 우연히 목격되었습니다. 보통 방석을 사용할 때는 바닥이 차가울 때 차가운 기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사용하기 위함이며 아니면 바닥이 딱딱하거나 바닥 상태가 좋지 않아 신체가 닿으면 불편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내버스 의자는 딱딱하거나 신체에 닿으면 불편할 정도는 아님에도 비록 그것이 미니 방석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사용한다는 자체가 정말 보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마 추측건대 방석을 사용하는 것이 청결 유지를 위함이 아닐까 짐작하면서 그 여성이 무척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임이 틀림없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이어서 문득 어느 겨울철에 있었던 버스 좌석에 흔적을 남기고 간 노인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ㅇ 버스 좌석에 흔적을 남긴 노인

지난해 겨울철 어느 날입니다. 버스전용차선제도(BRT)가 운행되는 구간의 해운대 시발점에서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2인용 좌석에 아내와 같이 앉았는데 바로 앞 노약자석에 행색이 초라한 노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몇 개 정류장을 지나지 않아 버스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앞에 앉았던 그 노인이 어느 정류장에서 내리기 위해 좌석에 서 일어났을 때 일어났습니다. 이상한 냄새가 나고 있었고, 그 노인이 앉았던 좌석 앞에 서 있던 중년 남성의 표정이 일그러져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 중앙 부분에 흔적을 남겼던 것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빈자리를 보고 찾아온 승객들은 모두 아! 하면서 뒤돌아섰습니다. 다들, 이 광경에 어쩔줄 몰라 했었습니다. 이때 40대 한 남성이 물티슈를 들고 나타나 맨손으로 그 흔적을 과감하게 처리하였습니다. 냄새에 민감한 우리는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내려 다른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오물을 치우던 그 대단한 남자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떤 일에 종사하는 분인지 궁금하였습니다.

 

ㅇ 술 취한 60대 승객

3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6시경 어느 정류장에서 술에 취한 60대의 한 남자가 버스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잠시 덜컹거리자 앞 좌석에 앉았던 이 60대 남자가 버스기사에게 어이 기사! 운전 똑바로 해를 몇 번 반복하여 고함을 쳤습니다. 그러자 버스 기사는 능글맞게 ! !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말에 위안을 받았는지 그 남자는 조용히 뭔가를 중얼거릴 뿐 더는 고함치지 않았습니다.

 

ㅇ 길 묻는 남자 외국인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봄날 토요일 오후 남포동에서 버스를 탔었습니다. 그날따라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차 안에 여러 명 있었습니다. 우리는 버스 중간 앞쪽에 자리가 나서 앞에는 아내가 앉고 나는 바로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몇 정류장을 지나지 않아 앞 좌석의 아내가 불쑥 나에게 KTX 승차권을 내밀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내 앞자리의 외국인이 아내에게 승차권을 보이면서 길을 물었던 것입니다. 당황한 아내가 그 승차권을 나에게 보여 주었던 것입니다. 승차권을 살펴보니 서울행 KTX 승차권이었습니다. 아마 그는 부산역에 가려고 버스를 탄 것 같아서 그 외국인에게 고개를 끄떡거렸습니다. 그러자 그 외국인이 How far? 라고 물었습니다. 버스 노선표를 살펴보니 부산역까지 다섯 정류장을 더 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왼손바닥을 펴서 가리키면서 다섯 번째 정류장에서 내려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 외국인은 정거장에 멈출 때마다 손가락을 4, 3개를 펴서 나에게 확인을 하더군요. 얼마후 2개를 펴 보이길래 Next stop이라고 하니 그도 내말을 그대로 받아서 외우더군요. 그는 부산역 정류장에 도착하자 차창을 통하여 부산역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듯 이러 저리 살펴보더니 고맙다는 인사말을 남기고 내렸습니다.

 

ㅇ 술 취한 여자 외국인

몇 주 전 토요일 오후 3시경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남포동으로 가는 급행버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는 버스의 맨 앞 좌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잠시 후 콘도와 호텔이 많은 해운대해수욕장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무리를 지은 관광객이 몰려왔습니다.

 

이 버스는 맨 앞 좌석과 출입문 계단 사이에는 칸막이가 나지막하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바닥에서 약 20여 센티 높이에는 칸막이가 제외되어 있어 그 공간을 통하여 출입문 계단이 잘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공간을 통하여 무심코 출입문 계단을 향해 시선이 옳겨 졌습니다. 그 순간 출입문 첫 번째 계단과 두 번째 계단 사이에 두 개의 발이 보였는데 왼발이 두 번째 계단을 오르지 못하고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몸이 불편한 승객이라 판단하고 그 여자가 들고 있는 캐리어를 들어 올려주니 그 여자가 계단을 올라왔습니다. 그당시 나는 무릎위에 사이드백팩을 올려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갑자기 나의 백위에 핸드폰 하나가 놓였습니다. 순간 아 이 여자가 교통카드를 찍어 달라는 부탁으로 알고 단말기에 접촉하니 반응이 없었고, 그사이에 또 하나의 물체가 떨어졌습니다. 이건 또 뭔가 싶어 살펴보니 선글라스가 들어있는 케이스 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 여자는 다행히 교통카드를 찾아서 어떻게 단말기에 잘 접촉했는지, 승차알림 음성이 들렸습니다. 아마 이 여자가 가방속 어딘가에 있을 교통카드를 찾느라고 핸드폰과 선글라스 케이스를 나에게 맡긴 것 같았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버스 기사는 그 여성이 훤한 대낮부터 술에 취해서 일어난 것으로 설명하면서, 이렇게 술 취한 여성 승객을 자주 본다고 하였습니다. 그들 일행을 지켜본 아내는 그들이 부산역에서 무사히 내렸다고 하면서, 일본 관광객으로 추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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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버스정류소에 붙어 있던 한 광고 포스터를 보고 잠시 멈칫했던 적이 있습니다. “잠은 무덤에서 실컷 자고 나는 성공을 위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라는 문구입니다. 이 포스터가 지향하는 의미를 짐작건대 1990년대 후반까지의 시대에서나 찾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 꿀잠이 상품 소재화되고 있는 현시대와 너무나 동떨어진 내용이므로 공감하는 사람이 적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잠에 대한 사고가 달라도 너무 다른 것도 문제지만, 잠자지 말고 읽으라는 책이 고작 자기계발서라니 ! 거기에다 시민의 삶속에 자리 잡고 있는 감성적 기능 공간인 버스정류장에 버젓이 이 광고가 게시되고 있으니 과연 적절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 인생의 1/3이 잠으로 채워진다고 하여 위 광고처럼 일부가 잠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예부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세 가지인 의··주 중에서 주는 쉬고 잘 수 있는 집을 가리키는 데 이 말에서도 잠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의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잠이 건강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에 대해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의 영향인지 몰라도 최근에는 수면 산업, 말 그대로 ''과 관련된 산업이 뜨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바쁜 현대생활에 쫓기다 보니 잠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삶 자체가 바쁘기도 하지만, 대개 흔하고 반복적이면 소홀이 취급하는 경향이 있듯이 잠을 자는 행위가 습관적. 반복적으로 행해짐에 따라 중요하다거나 특별한 의미가 감소하여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잠을 잘 자면 정신이 맑아지고 그렇지 못하면 멍해지면서 몸과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경험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흔히 많은 사람이 겪는 수면 부족, 하지만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될 것입니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비극적인 사고 중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역사상 최악의 핵 재난이었다고 평가되는 1986426일 구소련의 체르노빌원전 사고. 1986128일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사고 등은 모두 수면 부족으로 인한 담당자 실수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적정 수면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피로가 쌓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노동 현장에서 심각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신경 과학자인 제프 리프(Jeff Iliff) 박사가 TED Talks에서 뇌는 겨우 인체 질량의 2%만 차지하지만, 인체의 공급되는 총 에너지의 25%를 소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모든 세포가 영양소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세포 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노폐물을 배출해야 합니다.

 

여기서 배출된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능이 림프계입니다. 이 림프계가 우리 온몸에 퍼져있어 제2의 혈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세포 사이에서 찌꺼기를 모아 혈관에 버림으로써 노폐물을 처리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뇌에는 림프관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뇌는 독특한 방법으로 노폐물을 처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뇌에 퍼져있는 무색투명의 액체인 뇌척수액입니다. 뇌척수액이 뇌를 통과해 뇌 내부로 밀려 들어갑니다. 뇌척수액이 혈관 표면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뇌세포 사이에 많은 노폐물을 청소한다고 합니다. 그 방식이 림프계와 비슷합니다. 즉 뇌의 내부 노폐물은 외부의 뇌척수액으로 이동되어 혈관으로 버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것은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가진 뇌척수액의 활동이 잠을 잘 때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뇌가 깨어 있을때 즉, 뇌가 가장 바쁠 땐 버려질 노폐물들을 세포에 방치합니다. 그리고 뇌가 잠이들면 즉, 뇌가 한가해지면 청소 모드로 변경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뇌세포 사이에 쌓인 그 날의 노폐물을 청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사는 동안 매일 밤 잠을 잡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절대 쉬지 않고 우리가 잠든 사이에 일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야 할 시간에 끙끙 앓는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여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머리의 노폐물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노폐물이 그대로 쌓이게 되어 치매도 오고 뇌의 이상도 오게 된다고 합니다.

 

잠을 쫓기 위한 커피나 다양한 각성제가 최근에는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데, 각성제 장기복용은 뇌에 노폐물이 쌓이게 하여 뇌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등도 뇌에 해로운 물질이 쌓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합니다. 우울증이나 정신장애를 약으로 치료하지 말고 좋은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에 관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합니다.

 

최근 독일 연구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인체의 T세포는 면역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백혈구의 한 종류로 알려져 있는데, 잠이 T세포 반응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바야흐로 지금은 잘 자는데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슬리포노믹스는 ’(sleep)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바쁜 현대인의 숙면을 도와주는 수면 산업을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꼴찌는 일본이라는 데 위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조사 대상을 직장인으로 좁히면 한국이 최하위 입니다. 우리 직장인이 만성 수면 부족 상태라고 합니다.

 

잠이 보약입니다. 몸과 마음의 힐링은 숙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동안 잠자는데 인색하던 사고를 버리고 숙면을 위한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동물들의 꿀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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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합니다. 경제 선진국 진입의 문턱을 이제 막 넘어선 시점에 2019년 부산국제보트쇼가 벡스코에서 열렸습니다. 국민소득에 따라 국민이 즐기는 레저에 차이가 있다고 하니 이 전시회가 적절한 시기에 개최되었다는 점에 그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2019년 부산 국제 보트 쇼의 전시회명에서 왜 요트가 들어가지 않고 보트로 정하였느냐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요트는 주로 스포츠, 레저용 등으로 사용하는 배로서 돛에 바람을 받게 하여 바람의 힘으로 나아가는 배를 말합니다. 그 유형은 크기와 규모가 따라 다양하지만 크게는 바람으로 움직이는 무 동력요트(세일링 요트)와 동력요트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력요트를 파워 보트(power boat)’로 많이 표현하는가 봅니다.

 

따라서 보트의 개념이 요트와 완전히 독립된 유형이라고 보기엔 어렵고, 그 구분을 명확하지 않고 혼용하는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트는 요트라는 큰 카테고리의 하나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부산 지역특성에 잘 어울리는 2019부산국제보트쇼가 벌써 6회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았던 행사였었는데 이번 행사에 처음으로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전시품목은 보트, 요트 관련 엔진 부품 및 설비, 수상스포츠용품 등이며 캠핑카도 전시하더군요. 사진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하고 아름다운 보트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실물 요트를 본 적이 없어 그런지 낯선 느낌이 들었지만 그러다 한여름 바닷가를 질주하는 제트보트가 눈에 띄어 친근감을 주었습니다.

 

화려한 요트를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영화의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고전 영화 태양은 가득히' 중에서 지중해의 강렬한 햇빛 아래 알랭 드롱이 상체를 벗어 젖힌 채 요트를 몰던 장면이 실물 요트와 오버랩되어 떠올랐습니다.

 

007영화시리즈를 보면 기상천외한 새로운 신무기와 신제품이 등장하여 영화의 흥미를 더욱 높이게 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처음으로 007 썬더볼 작전에서 선보였던 수중스쿠터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더욱 가볍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왔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현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보트오픈마켓 행사장 쪽에 가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보트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습니다. 보트만 있는 게 아니라 캠핑카들도 있었습니다. 투명카누와 투명카약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회 첫날인 목요일 오후에 갔음에도 전시된 일부 보트에는 Sold out 표시가 간혹 붙어 있음을 볼 때 전시장에서의 구매도 잘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중앙 부분의 부스에는 해양레저, 해양스포츠, 낚시, 선박엔진 등 관련 부스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시회 참관을 하고 잠깐 해운대해수욕장에 들렸습니다. 바다를 바라볼 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주 들립니다. 최근 해운대 앞바다에 출현하는 멋진 요트의 수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볼 때 요트 관련 산업의 움직임이 최근 몇 년 사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도상으로 볼 때 해운대 초고층빌딩이 즐비한 마린시티를 중심으로 우측이 해운대해수욕장, 좌측이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있습니다. 360여 척의 요트를 정박할 수 있다는 그곳에서 가보면 화려하고 다양한 요트를 볼 수 있습니다.

 

또 그곳에서 보트 매매도 종종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대부분 일반인이 레저 보트를 사는 것은 엄두도 못 내지만 하얀 요트와 파란 바다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기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며칠전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이 관보를 통해 공개되었는데 그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용 중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배우자 명의의 세일링 요트(2800만 원)와 수상오토바이(제트스키)(400만원) 를 신고했다고 하여 화제가 되고 있을 만큼 아직도 요트는 부자들만이 타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사고 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트가 부자의 전유물이라는 점에 있어서 꼭 그런 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관심을 두고 취미생활을 하려고 한다면 요트동호회 가입 등을 통하여 적은 비용으로 요트세일링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데도 제대로 바다를 활용하질 못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양 관련 산업과 문화의 활성화를 위하여 우선 바다의 무한 자원의 활용성을 지닌 자원임을 인식함과 아울러 해양레저문화 인구의 저변확대 방안에 중점을 두는 것이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전시회를 통하여 해양 레저 문화에 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기를 바라며 우리 부산 지역에서의 해양 스포츠 및 레저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펼쳐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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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기술과 교통 통신의 발전으로 세상이 한마을처럼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그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한국 고유 명절은 점차 잊혀지고 데이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설, 추석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가족 간 갈등으로 명절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명절 폐지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에 와서 점차 명절의 의미가 퇴색하였고 설날, 추석 등 몇몇 명절만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 5대 명절 중 하나인 정월 대보름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정월대보름이란 명절은 그 명맥을 잘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설과 추석 명절은 가족 단위로 치러지는 행사라 참여하는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은 자치단체의 행사로 시행되는 공동체적 성격을 띠어 개인 간의 갈등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며, 현재까지 전국 곳곳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며 시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불구경을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의 보름달의 이미지는 좋은 조짐과 상서로운 기운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름달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지고 풍요로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보름달이 나타나는 날에는 괜히 불안해하며, 보름달을 두려움의 존재로 여기는 같네요. 즉 서양에서의 보름달은 악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중세의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뜨기만 하면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난폭해지고, 날카로워지면서 성욕이나 식욕이 증가한다고 믿었습니다.

 

정월대보름 행사의 메인이벤트인 달집태우기는 달이 떠오른다는 시각에 맞추어 불을 지릅니다. 부산의 달 뜨는 시각이 오후 541분이라 하니 이를 기준으로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따닥따닥 달집이 타면서 나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어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아 오룹니다. 동시에 이 광경을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듭니다. 열기를 뿜는 달집이 타면서 나오는 불꽃과 주위 구경꾼들의 휴대폰 불빛의 무리가 어우러져 또 하나의 장관을 어김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행사 당일 아침부터 비가 와 행사 관계자들이 하늘을 쳐다보고 상당히 조바심이 났을 것으로 짐작이 되었지만 오후에 들면서 비가 그쳐 다행스럽습니다. 행사가 진행되지 못하였다면 행사를 준비한 이들이 제일 속상해하겠지만 쏟아지는 빗줄기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재난예방 관계 공무원들인데 그들은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하면서 달집이 타면서 날리는 불똥에 노심초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달집의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면서 어느 학자의 불에 대한 정신분석에 관한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에 의하면 태초의 세상은 '의 세상이었다가 갑자기 숲속의 나무들 속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숨어있던 불은 나뭇조각을 마찰하면 깨어나듯이 불은 마찰에 의해 일어나는 힘이며 욕망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동안 욕망이 사라지지 않을뿐더러 그 강도가 강할수록 불에 대한 느낌 또한 강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최근 입사시험이나 SSAT 시험의 인적성 검사 시 등장하는 설문 중 나는 불을 보면 매료된다"라는 문제를 두고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불에 매혹되고 이끌린다는 것이 내재된 욕망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고 풀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처럼 심리학적, 철학적 의미에 접근하는 문항에 대한 답변은 한 가지 유형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답변은 솔직하고 최대한 일관성 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나의 경우, 아주 오래전 군 복무 시절, 강원도 대성산에서 혹한기 훈련할 때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야간 훈련 시엔 적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밤에 불 지피는 행위를 절대 금지합니다. 그러나 영하 20도의 추운 날씨에 견디다 못해 몇몇 군 동료와 둘러앉아서 주위에 있는 나뭇잎 몇 장을 주워 불을 피웠습니다. 그때의 주황색을 띤 너울거리는 불의 모습, 따뜻한 온기 그리고 군 지휘관에게 행여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던 기억이 수십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무튼 올해는 그동안 쌓였던 걱정, 근심, 스트레스 등 불행하고 불미스러운 일들을 모두 모아 달집의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던져버리고 우리의 마음에는 새로운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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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1일이 되면 어김없이 시행되는 신년 타종행사와 해맞이 행사를 통하여 사람들의 환호성과 밝은 표정 그리고 새해 소원을 비는 장면을 봅니다. ! 이제 또 새해가 시작되는구나! 라고 실감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새해를 맞이할 때의 특별한 그런 묘한 기분이 점차 나이가 들수록 점차 둔감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1월은 겨울의 정점을 찍는 시점입니다.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과 대한이 끼어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라 우리는 대부분 이 시기엔 난방하여 겨울을 납니다. 동물들은 겨울철에도 먹이 사냥에 나서는 동물도 있지만, 대개는 겨울잠을 자며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는 것 같습니다. 식물도 줄기, 잎 등이 말라 죽은 후 씨앗으로 겨울을 나거나, 잎을 땅바닥에 낮게 깔고 겨울을 나기도 하며, 또는 잎, 꽃 등은 죽지만 알뿌리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겨울의 평균기온이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추위도 추위지만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삼한사온의 말에 빗대어 요즘은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마스크 착용자가 많아졌으며 공기청정기가 가전 매출 순위 10위권에 들었다고 합니다.

 

새해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끝자락이라니.. 새해 초부터 이어지는 우울한 뉴스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는 가운데 1월 한 달이 훅 지나갑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각계 일부 지도층의 비리 의혹이 더욱 답답하게 합니다.

 

이런 와중에 일본 초계기가 우리 군함에 근접하는 위협적인 비행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군용기가 함정에 바짝 다가가는 행위는 자칫하면 공격적인 행위로 오인되어 우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국내 정치에서 여야 간 대립과 갈등은 정치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지만, 극한 대립이 지속하지 않길 바랍니다. 여야 모두 한쪽 길에만 집착하여 대립하지 말고 두루두루 살펴보면서 우리의 국방과 무기체계에 허점도 파악해보아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초계기의 위협적인 비행 등 일본의 침략 근성에서 나오는 야비한 행위 등이 이어질까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정치인을 포함한 각계 지도층의 언행부터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의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대중 매체를 통하여 전국에 전파되면 그걸 지켜보는 사람은 짜증이 나고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하면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화를 할 때는 그 사람의 음성과 몸가짐을 통하여 진정성을 감지할 수 있는데 최근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국민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던 어느 정치인이 기자들 앞에서 사과한다고 말을 끄집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정치인의 표정과 음성에서 어쩐지 그 말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마지못해서 한다는 느낌이 왔었습니다. 그런 사과는 아니 함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불거진 각계 일부 지도층의 비리 보도를 보면서 불현듯 이런 노래가 생각납니다. 바로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라는 독특한 만화영화 주제곡입니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 초는 어린이 만화영화 날아라 슈퍼보드에서 나오는 가사입니다. 이 소리는 아이들 양치질할 때 나는 소리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가사와 멜로디가 상당히 단순하고 반복적이라 그만큼 중독성 또한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빌보드 차트를 3주째 점령하고 있는 상어가족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동요라 생각합니다. 특히 가사 중에서 나쁜 짓을 하면은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우리에게 들키지라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익살스러운 가사가 매력적입니다.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나쁜 짓을 하면은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우리에게 들키지

밤에도 낮에도 느낄 수 있는

눈과 귀가 있다네 우리의 손오공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사랑하며 살면은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평화는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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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8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한 장 붙어있는 달력을 보니 세월 참 빨리 가는구나라는 허전한 느낌이 엄습해옵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저명한 역사학자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는 반복되고,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도 가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에서의 좋았던 기억은 잘 간직하시고, 안 좋았던 기억은 저무는 해와 함께 날려버려야 할 때입니다.

 

2019년 새해에는 행복하고 하고자 하는 일이 ~울술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미투 운동

20181월 서 검사가 검사장 출신의 법무부, 검찰 전직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함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서 검사의 폭로가 이어진 후 문화예술계, 정치권 등 사회 곳곳에서 미투 폭로가 쏟아졌고,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미투 운동의 원동력은 정치투쟁 아닌 SNS 공감이라는 말이 있듯이 SNS의 발전과 확산이 이 운동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운동은 성 평등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의식변화 흐름입니다. 다만, 가끔 등장하는 악의성 무고나, 아니면 말고 식의 엉터리 폭로로 인해 미투의 순수함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2018126일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이 사고로 의사 1, 간호사 1,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6명이 사망하고 109명이 부상하였습니다. 이 병원 관계자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관계 공무원은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물어 기소하였다고 합니다.

 

사고원인은 사무장 병원으로 운영되어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관리한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종종 보도되는 의료사고로 병원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판에 화재사고까지 발생하니 병원 가기가 두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201829일부터 25일까지 평창에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되었습니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개최 이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었습니다.

 

20117월 어느 날,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개최지로 선정되어 온 국민이 환호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이건희 삼성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평창 올림픽 유치 위원들의 환호하던 사진을 보면서 다시 한번 돈과 권력의 무상함을 느낍니다.

 

201829일 저녁 8시경부터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누비다가 오륜기 모양으로 대열을 맞추는 장면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2018323일 서울중앙지법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하여 증거인멸의 염려와 피해자 구속의 필요성 등을 인정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통령은 왜 임기 후 부패 스캔들로 이름이 더럽혀져 불운한 운명에 처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2018427일 오전 929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 만났습니다. 단독 회담이 끝난 뒤에는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의 서명식과 공동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6.25전쟁 이후 길었던 정전상태를 끝내고 남북이 평화적인 관계로 나아간다는 점 등 큰 진전을 이루어내었으나 반면에 미흡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

일곱 번째 전국 동시에 시행한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교육감 그리고 자리가 빈 지역의 국회의원도 뽑는 선거였습니다. 선거 결과 여당이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를 넘어 전국 226곳 기초단위에서도 151(66.8%)의 단체장을 배출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

20187월 중순에 치러진 숙명여고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시험지 검토 및 결재 권한을 지닌 당시 교무부장의 두 딸이자 2학년 재학생인 쌍둥이 자매가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불거진 주변인들의 의혹 제기가 발단되었습니다. 1126일 서울중앙지검은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두 쌍둥이 딸을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했다고 합니다.

 

내신 성적이 대학 입시 당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는 구조에다 최근 대입 수시가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유사한 비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내신 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교직원으로 근무하지 않도록 하는 상피제 도입하고 내신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드루킹 사건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은 친여 파워블로거이자 경제적공진화모임의 대표인 드루킹을 비롯한 경공모 회원이자 민주당 권리당원들이 인터넷에서 각종 여론조작을 하였다는 혐의 및 의혹으로 불거진 사건입니다. 여당과 야당 간의 합의로 출범한 허 특검이 201882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드루킹과 그의 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모두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이 사건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아오던 노○○ 의원이 투신 사망하였습니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20181014,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위치한 PC방에서 PC방 손님 김○○(29)PC방 아르바이트 직원 신 모 씨(20)의 얼굴과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쾌청한 가을 아침 시간에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사람이 수십 차례 칼에 찔려 잔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가족들에게 시신을 보지 말라고 권유했을 정도라 하니 충격적인 사건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온 국민의 관심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이 사건의 장소가 PC방이라 그런지 10대들이 뽑은 2018년 사회 부문 올해의 뉴스로 올라와 있다고 합니다.

 

위디스크 양회장 사건

 

2018119일 국내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실소유주인 양회장이 구속되었습니다. 그는 직원 폭행 동영상 사건을 비롯해 닭 도살 강요, 양진호 부인 대학 동창 교수 폭행, 직원 휴대폰 무차별 해킹, 염색 강요 등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양회장의 엽기적인 잔혹한 행각이 지금의 현실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을 뿐입니다. 그냥 영화나 드라마 속의 스토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하여 국회는 1227일 본회의에서 이른바 '양진호 방지법'으로 불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

 

20181113, 중학생 4(여학생 1명 포함)이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던 또래의 A 군을 아파트 옥상으로 불러내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사건입니다. A 군은 1시간 20분가량 폭행을 당하다가 "이렇게 맞을 바에는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청소년기 폭행을 일삼는 행위는 때리고 맞는 사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며, 성인이 되어서도 습관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체로 학생의 비행 뒤에는 가정의 문제가 있으므로 가정 방문이나 학부모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대부분 청소년들의 특성 중 하나는 공감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므로 청소년교정시설은 물론 교육기관에서도 이들의 공감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 전 특감반원 김○○ 사건

20181129,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직원이 경찰을 상대로 수사 상황을 캐물었다가 적발된 데 이어 근무시간에 단체로 골프를 친 의혹으로 인해 청와대는 특별감찰반 10명 전원을 해고하면서 드러난 사건입니다. 문제인 정권출범 17개월 만에 터진 이 사건은 이후 주러 러시아대사 비리 의혹, 민간 사찰 의혹,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 폭로에 이어서 김○○의 문건이 공개되어 여야 간의 공방이 심합니다. 지난번 정권에 이어 발생한 청와대 문건 사건에 대한 그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의 정면 돌파에 나선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하도록 지시함에 따라 이 사태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1231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에서 그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양 백석동 온수배관 파열 사고

 

124일 오후 9시쯤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지역난방용 온수 배관이 파열되어 80도 이상의 고온의 온수가 터져 나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20여 명이 다치고 2500여 가구의 온수 공급이 중단된 사고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상수도관이 터져 도로가 물바다 되어 교통이 체증되는 현상은 가끔 목격할 수 있었으나, 이번처럼 온수 배관이 터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는 사상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하에 거미줄처럼 매립되어 있는 각종 배관, 케이블 등에 대한 일제 점검과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강릉 펜션사고

 

20181218일 오후 1시경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남고생 10명이 단체숙박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사건입니다.

 

사고원인은 가스보일러 부실시공 및 허술한 점검 등 관리 소홀로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숙박업소와 같은 다중이용시설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장기간 사용하지 않았던 보일러는 사용하기 전에 그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현직 광역단체장의 관련 사건

ㅇ 안 전 충남지사 사건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자는 미투 운동으로 20183월 안 전 충남지사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 전 충남도지사의 항소심 공판 선고는 내년 초에 예정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남자가 조심해야 할 세 가지가 다시 생각나게 하는 사건입니다.

 

ㅇ 이 경기지사 기소

이 경기지사 부부 앞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20181211일 이 지사를 '친형 강제 입원' 직권 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부인 김 씨는 불기소 처분하였습니다. 이 경기도지사의 첫 재판이 내년 1월에 열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지사의 재판을 앞두고 이 사를 지지하는 진영과 반대 진영의 탄원서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하니 이를 쳐다보고 있는 우리 국민은 정말 피곤합니다.

 

ㅇ 윤 전 광주지사 기소

전 대통령 부인을 사칭한 사기범에게 거액을 빌려준 윤 전 광주지사는 1213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첫 재판이 20191월 초에 열린다고 합니다. ‘누가 저런 사기에 휘말리나'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막상 그들의 기상천외한 수법에 휘말리면 일순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윤창호법 국회 통과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나뉩니다. 20181021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음주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과 음주운전자 처벌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을 발의했습니다.

 

국회는 20181129일 특가법 개정안을 그리고 127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각각 가결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최고 무기징역, 최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이하 벌금에 처한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강조되는 사회에서는 친목적 분위기의 술자리 자체를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왔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음주 행위는 술 자체의 즐김보다는 공동체 규합의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었고, 술자리를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큰 비중을 두어왔었습니다. 따라서 공동체에 치중하다 보니 음주로 인해 일어나는 개인 실수는 공동체 규합을 위해 눈감아 주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관습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윤창호법의 시행과 함께 그동안 우리의 잘못된 음주문화 중 특히 음주운전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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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IMF 사태로 국기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였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공기관의 대규모 인력 감축이 시행되었는데 이때 집배원, 우체국 창구직원 등 5700여 명이 감축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인원은 감축되었지만, 우편물과 소포 등은 급격하게 증가하여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최근 3년간 우체국 집배원 2,200여 명을 공무원으로 전환하였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특히 이들 집배원은 공무원시험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한쪽에서는 우정 9급 계리직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과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우체국이 내년에 정규직 집배원의 인원을 2천 명으로 증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당 공무원 수가 크게 늘어난다고 하니 그동안 격무에 시달리던 집배원에 대한 처우개선의 하나로서 바람직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대기업의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이루어진 협정에 따라 관례적으로 노조 조합원 자녀를 우선채용 하는 이른바 '고용 세습'이 이슈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행이 집배원 공무원 채용 과정에 스며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또한 계약직에서 국가공무원으로 전환에 따른 비용은 국민들에게 부담이 돌아가기 때문에 대국민 우편 서비스에도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업무량 과다를 이유로 우편서비스에 흠은 없었는지도 살펴보고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옛 시절 교통 통신 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 당시 집배원은 입대한 아들과 멀리 시집간 딸등 자녀들의 안부 편지라든지, 합격통지문, 연애 편지, 그리고 각종 경조사 등을 가지고 좁은 골목길이나 험한 산길을 누비며 기쁨, 슬픔 그리고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였습니다. 그래서 '편지요' 하며 외치는 집배원은 서민들의 마음을 움켜쥐는 반가운 손님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집배원들에게서 그런 분위기를 기대하기란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의 경우 아파트 저층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어느 날 집배원이 등기우편물을 배달할 때마다 출입문을 열릴 때까지 수취인인 내 이름을 반복하여 외치고 있었습니다. 빨리 나오라는 의미인 것으로 생각하고 우편물 배달안내문자가 도착되면 대기하다가 가능한 한 재빨리 문을 열고 우편물을 접수하였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면 누구냐고 묻지도 않고 재빨리 문을 열고 맞이하는 데도 이 집배원은 반복적으로 수취인의 이름을 호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초인종 울린 후 우편물 받을 때까지의 소요 시간을 재어보니 12여 초 경과되더라고요. 소요 시간을 집배원에게 알리고 조용히 말했습니다. 요즘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일반 택배사에서는 운송장에 수취인의 이름을 다 표시하지 않고 일부를 별표처리 하는 사례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수취인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크게 호명하는 행위는 개인정보유출과 사생활 보호 취지에 위배될 수 있으니 자제할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이 집배원이 내 말이 끝나자마자 불쑥 어떤 서식에 내밀며 서명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뭐냐고 물어보니 집배원 격무 해소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라고 하더군요. 나는 흔쾌히 명단에 사인해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그 집배원은 문 앞에서 내이름을 큰소리로 호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택배 알림 카톡을 받았습니다. 택배는 메시지에서 예고한 대로 예정시간내 도착했는데 또 그 집배원이 왔더군요. 택배물을 받아 들고 출입문을 닫으려는 순간, 본인이냐고 묻는 것이 통례인데, 그렇지 않고 이름을 대라고 하였습니다. 순간 이건 아니다 싶은 불편한 생각이 들었지만 바로 이름을 말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일반 택배사를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수취인에게 이렇게 이름을 대라고 하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나는 이런 행위에서 불편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체국 집배원에게는 대국민 서비스 개선과 정보화를 위해 PDA 단말기가 배포되어 있어 수취인의 서명만 하면 마무리가 되는 데도 불구하고 그걸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마련한 단말기를 현장에서 왜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예산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블록체인 도입, 전기차 구입, 드론 우편물 배송 제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제도들이 미래지향적이며 좋은 제도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라나, 시행후 흐지부지 되어 현장에서 외면당하지 않도록 그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각계각층의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의견도 수렴하여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제도 도입에 앞서 현행 사업 중 택배 사업을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민영화하는 것이 수익적 측면이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실상 현장 직원들의 마음가짐은 아직도 아날로그 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질 좋은 우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제도의 도입과 함께 제대로 된 직원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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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색소를 넣어 글자나 무늬를 새기는 타투(tatoo)는 외래어인데 우리말인 문신보다 더 많이 일반에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타투는 원시사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서양 모든 문화권에서 퍼져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타투를 왜 하는가? 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살펴보니 신체를 장식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시사회 이래 타투는 신체 장식과 질병 치료, 퇴마 등 주술적 종교적 의식과 관련되었다고 합니다. 이 외에 타투는 같은 종족의 신분을 표시하는 역할과 형벌의 징표로써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현대에 와서 우리는 TV나 기타 매체에서 경찰이 조직 폭력배 검거 장면을 보도하면서 조폭들의 상체에서 용 문신 모습을 주로 보아 왔었기에 타투는 일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면서 다소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같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음지에서 나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영향은 UFC 격투기 선수, 연예인, 예술가 등 유명인들의 신체에 문신한 모습을 대중 매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결과 요즘 청소년 및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타투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문신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나의 경우, 타투에 대한 시선이 바뀌게 된 계기가 상기 사진의 UFC 여자 페더급 챔피언인 크리스 사이보그의 경기를 보면서입니다. 그녀의 남자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에 파워 넘치는 승부를 펼치는 경기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만.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녀의 상체에 장식된 화려하고 큼직한 타투는 정말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

 

타투를 만들어 주는 사람을 '타투이스트(tatooist)'라 하는데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인지 3D프린터를 통하여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2010년 어느 보도 기사에서 국내 한 타투이스트가 "일본, 미국에서는 일종의 예술 활동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의 주변에는 생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돈 때문에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지인 소개로만 활동하다 보니 고객 10명 중의 7명이 조폭이었다고 하더군요. 조폭들이 즐겨하는 신체 부위중 등은 '한판' 기준에 120~150만원을 받는데 작업하는 데엔 3~4일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가격은 A4용지 크기는 보통 3시간 걸리고 30만원을 받았든데, 수트를 입은 것처럼 온몸의 경우 가격은 흥정으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는 "많을 때는 한 달에 1300만 원까지 벌어봤고 일이 없을 때는 한 달 동안 아예 놀기도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눈썹 문신, 레터링 등 타투 인구는 약 1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 타투를 만드는 것은 의료법 27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므로 때문에 의료인이 아닌 타투이스트의 시술 행위는 불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일반인은 영어 문구나 자기가 기르던 애완동물 사진이나 ·가족 사진 등을 손바닥 만 한 크기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운동선수나 일본 야쿠자와 같은 조폭들은 크기도 클뿐아니라 화려하고 정교한 타투를 즐겨 시술합니다. 이들은 시술에 따르는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면서 만들어 낸 장식물임을 상대방에게 과시함으로써 기싸음에서 적을 제압하는 효과를 주기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최근에 이르러서는 타투가 대중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하면 지우기 힘든 타투의 특성상 제대로 알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술 과정 역시 까다롭고 어렵지만, 문제는 지우는 것이 만드기보다도 더 어렵다는 점에 있습니다.

 

더구나 이미 만든 타투가 후회되거나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어 타투 지우는 법을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다는 것입니다. 타투 지울 때 고통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거 비용 또한 타투를 만들 때의 비용보다 10배 이상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었을 때는 젊음이 영원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세월은 우리를 가만히 두질 않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가치관도 바뀌고 생각도 달라지는 사실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잘 표현하고 있는 최정재의 시 '나이가 들면'이 떠올라 다음과 같이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짙은 향기보다는 은은한 향기가

폭포수보다는 잔잔한 호수가

화통함보다는 그윽함이

또렷함보다는 아련함이

살가움보다는 무던함이

질러가는 것보다는

때로는 돌아가는 게 좋아진다.


천천히

눈을 감고 천천히

세월이 이렇게

소리 없이 나를 휘감아 가며

끊임없이 나를 변화시킨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나를

"나이가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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